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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P고객 유치 나선 은행권, 저조한 수익률 여전…5대은행 중 농협 ‘최저’

IRP고객 유치 나선 은행권, 저조한 수익률 여전…5대은행 중 농협 ‘최저’

기사승인 2021. 08. 02.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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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등 내걸고 '집토끼 지키기' 온힘
원리금보장 수익률 0%대…농협 최저
"가입자 운용방식 따라 수익률 천차만별
상품 활용폭 확대 등 제도 개선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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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개인형 퇴직연금(IRP) 고객들이 대거 증권사로 빠져나가고 있다. 퇴직연금 가입 시 가장 주된 고려사항이 수익률인데, 은행권은 여전히 4%대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반면 증권사 IRP 수익률은 10%대로 은행권의 2배가 넘는다.

고객 입장에선 은행 IRP 계좌를 유지할 필요가 없는 셈이다. 최근 은행들도 IRP 관련 혜택을 늘리면서 ‘집토끼’ 지키기에 나섰지만, ‘머니무브’를 막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수익률 차이가 워낙 큰 데다, 은행권 IRP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원리금보장형은 0%대도 즐비하기 때문이다. IRP는 노후 대비 차원에서 가입하는 상품인 만큼 은행권이 수익률을 끌어올리지 못할 경우 IPR시장에서의 은행 비중은 갈수록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전문가들도 은행들이 이벤트나 마케팅으로 고객 모으기에 나서기보다는 궁극적으로 수익률을 끌어올려야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개인형 IRP가 고객 운용 지시 영향을 크게 받기는 하지만, 관리자로서 수익률 관리를 적극적으로 하기 위해 자문 등의 역할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얘기다. 또 원리금 보장 상품과 유사한 채권형 ETF등 상품 활용 폭도 제도적으로 넓혀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2일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퇴직연금 상품을 판매하는 은행 14곳의 IRP 계좌 평균 수익률은 4.01% 수준으로 나타났다. IRP 계좌 잔고가 가장 많은 5대 은행 평균 수익률은 4.5% 수준이었지만, 전체 잔액(25조4247억원)의 71%(18조1447억원)를 차지하는 원리금 보장형 상품의 경우 수익률이 0%~1%대 사이에 불과했다.

가장 수익률이 저조한 곳은 농협은행으로, 2분기 기준 원리금 보장형 상품의 수익률은 0.85% 수준에 불과했다. 원리금 비보장형과 합산한 수익률도 3.28%에 그쳤다. 우리은행(3.98%), 국민은행(5.01%), 신한은행(5.10%), 하나은행(5.25%)의 수익률도 금융투자업계 평균 수익률(10%)에 비하면 저조한 수준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IRP 고객 유치를 위한 이벤트 등 혜택 제공 뿐만 아니라 고객에 대한 세무상담 및 수익률관리를 위한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은행들이 퇴직연금 고객을 지키기 위해서는 수익률 개선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증권업계에서 수수료 무료 혜택을 내걸며 본격적인 IRP 시장 경쟁에 나서자 은행권도 이벤트나 경품 제공 등으로 맞서고 있지만, 결국에는 수익률이 높은 쪽으로 움직이게 될 것이라는 시각에서다.

올해 들어 증권업계의 IRP 계좌 잔액 점유율은 21.9%에서 24.7% 수준까지 늘었지만, 은행 업권 점유율은 69.3%에서 67.7%로 줄었다. 은행권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시작된 증시 활황에 증권업계에서 제공하는 퇴직연금 수요가 다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아직 은행권이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전문성 확대나 다양한 서비스 제공 등으로 고객 유치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이 연금 관리자로서 가입자에게 운용 자문 등의 역할을 하고 있지만, IRP 수익률 제고에는 역부족이다. 가입자의 운용 방식에 따라 수익률이 움직이기 때문에 근본적인 제도 개선 필요성도 제기된다. 실제 원리금 비보장형 상품은 은행에서도 수익률 10%대 나타내는 경우도 있다. 김병덕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고객 성향에 따라 원리금 보장형 상품과 성격이 유사한 채권형 ETF 등의 편입을 열어주면서 수익률을 끌어올릴 수 있는 제도적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또 “결과적으로 다양한 사업자들이 경쟁을 하게 되면 수수료 절감 등으로 이어지면서 시장 전체를 키울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업권별로 연금 운용에 전문성을 더해 고객들에게 정보제공 및 조언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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