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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우리를 환영하지 않아” 아쉬움 토로하는 외국인 올림픽 자원봉사자들

“일본은 우리를 환영하지 않아” 아쉬움 토로하는 외국인 올림픽 자원봉사자들

기사승인 2021. 08. 04.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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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독일 연방주 지역 마술(馬術) 경기를 앞두고 있는 말의 모습. 승마 분야 스포츠 인지도가 높은 독일은 인증받은 승마 및 말 사육과 관리 전문가 비율이 높은 편이다./출처=서주령 하이델베르크 통신원
2020 도쿄 올림픽 승마 분야 경기가 있는 날이면 독일 슈트트가르트에서 온 외국인 자원봉사자 카트린 그로스하웁트(62)의 활약이 시작된다. 3년 전 도쿄 올림픽 자원봉사자로 지원했던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올림픽 개최가 미뤄지면서 오랜 시간 기다려야 했다. 외국인 자원 봉사자 중 대부분이 기다림 끝에 하차하거나 입국을 승인 받지 못했으나 승마 및 말 사육 전문가로 인정받은 그는 입국이 허가된 외국인 자원봉사자 110명 중 한 명으로 이번 올림픽에 참여했다. 세 번에 걸친 올림픽 자원봉사자로서의 경험에 자긍심을 가지고 있는 카트린이지만 이번 도쿄 올림픽은 그녀에게 많은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독일 공영방송 ARD는 3일(현지시간) 카트린과의 인터뷰를 보도하며 “외국인 자원봉사자들이 일본에서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승마 경기 전문 봉사자로 자원한 카트린의 주요 업무는 각국 선수들을 이동시키고 경기를 진행하며 경기에 참가하는 말을 관리하는 것이다. 리우 올림픽과 평창 올림픽에서도 자원봉사자로 활동했던 카트린에게는 모두 익숙한 일이다. 아쉬움은 경기 시간 외 모든 공간과 일상 생활, 그리고 외부에서 유입된 자원 봉사자들에 대한 현지의 차가운 시선에서 온다.

카트린은 인터뷰에서 “우리는 밖에서는 보이지 않는 거품 속에 갇혀있다”며 “호텔 안에 머무르고 버스로 경기장까지 오고가는 모든 과정은 교도소, 강제호송버스, 노동 소용소 라는 단어로 설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지 주최 측이 제공한 호텔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외부 시선을 차단하기 위해 창문을 열 수 없다는 사실에 큰 불편함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외국인 자원봉사자들은 창문을 통한 외부노출 문제를 피하기 위해 창문을 닫고 생활해야하는 것은 물론, 본인과 동료들이 정확히 어떤 거주 조건에서 생활하고 있는지도 공개적으로 말하지 못한다.

카트린은 “올림픽 주최 측은 일본 국민들에게 우리 외국인 자원봉사자들이 ‘좋은’ 호텔에 머무르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올림픽 개최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올림픽이 감행되면서 불필요하게 ‘납세자들’의 원성을 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심지어 외부에서 유니폼을 입는 것도 안된다”고 토로했다.

ARD와의 인터뷰 중 “우리는 이곳에서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라는 카트린의 말은 까다로운 코로나 방역 수칙 속에서 진행되는 올림픽에도 불구하고 이런 국제적 행사에 참여할 수 있는 것 자체를 ‘특권’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기꺼이 모든 제한을 받아들이고 있다는 그녀의 마음 한구석에 남는 작은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

미사에 타카하시 2020 도쿄 올림픽 자원봉사팀 관리자는 ARD측에 “주최 측은 최선을 다했으며 올림픽은 국제적 행사인만큼 전 세계 사람들이 참여해야 한다”고 말한다.

카트린은 특히 일본에서 인기가 없는 승마 분야는 해외 여러 국가의 전문 지식을 가진 외국인 자원봉사자들의 인력 지원이 중요하기 때문에 외국인 전문 자원봉사자들의 참여를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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