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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영국서 온 체험형 전시 ‘비욘더로드’

“음악 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영국서 온 체험형 전시 ‘비욘더로드’

기사승인 2021. 08. 04.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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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화 조각 비디오 조명 디퓨저 등 오감 자극...곳곳이 포토존
미로 같이 펼쳐진 33개의 공간..."출구 못 찾을 수도"
[사진자료4] 비욘더로드 전시현장
‘비욘더로드’ 전시 전경./제공=미쓰잭슨
영국에서 날아온 체험형 전시 ‘비욘더로드’(BEYOND THE ROAD)가 열리고 있는 여의도 더현대서울 6층 ALT1 갤러리. 입구로 들어서면 오묘한 음악소리와 함께 어두침침한 전시 공간이 펼쳐진다. 전시는 두려움과 호기심을 동시에 자극하며 관람객을 낯선 공간으로 이끈다.

특별한 작품 설명이나 관람 동선에 대한 안내 문구가 없다. 때문에 들어설 때부터 안내요원이 “출구를 못 찾겠으면 직원에게 물어보라”고 설명한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구경해야할지 애매한 가운데 발길 닿는 대로 움직이다 보면 환상적인 체험을 하게 된다.

“사진 촬영에 제한은 없지만 이곳 시청각 세상의 온전한 탐험을 위해서 휴대전화는 잠시 넣어두시는 것을 권장드립니다”라고 벽면에 쓰여 있지만, 사실 곳곳이 포토 존이다. 관람객들은 너도 나도 셔터를 눌러댄다.

음악을 따라 들어가면 각 전시 공간마다 각기 다른 조명과 사운드가 관람객을 에워싼다. 조명과 영상 속 이미지들은 현란하게 변화하고, 움직이는 설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영국 런던 사치 갤러리에서 2019년 첫 선을 보인 ‘비욘더로드’는 제임스 라벨이 프로듀서로 참여해 그의 밴드 엉클의 앨범 ’더 로드‘ 파트 1·2를 온몸의 감각으로 느낄 수 있도록 구성한 전시다. 라벨은 몽환적인 영국 트립합 장르를 개척한 뮤지션으로 잘 알려져 있다.

총 33개로 이뤄진 전시 공간은 클럽 같기도 하고 미로 같기도 하다. 이 전시는 관객이 수동적으로 작품을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작품에 참여하게 한다. 회화, 조각, 비디오, 조명, 디퓨저 등 오감을 자극하는 작품들이 설치된 공간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앰프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감상하고 해석할 수 있다.

영화감독 알폰소 쿠아론, 대니 보일을 비롯해 다양한 방면에서 활동하는 아티스트들이 영상, 조명, 사운드 등에 참여했다.

대형 스크린에 쿠아론 감독의 영화 ’로마‘를 편집한 영상을 띄운 공간에서는 낯설지만 세련된 감각을 느낄 수 있다. 기괴한 그림이 걸려 있는 컴컴한 방, 성스러움과 두려움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교회 같은 공간 등이 관람객을 맞는다.


[사진자료5] 비욘더로드 전시현장
‘비욘더로드’ 전시 전경./제공=미쓰잭슨
이 전시의 핵심인 음악의 색채 또한 다양하다. 라벨이 앨범에서 엄선한 ’레퀴엠‘ ’소나타‘ ’온 마이 니스‘ ’데이즈 앤드 나이츠‘ 등 11곡을 이용해 사운드를 디자인했다. 총 100개의 스피커를 이용해 관객이 앨범 속에 들어와 있는 것처럼 느끼도록 했다.

한국의 민화와 전래동화에서 모티브를 얻어 까치와 호랑이를 주제로 만든 작품도 만날 수 있다. 까치와 호랑이 작품은 각각 박제사 폴리 모건, 컨템퍼러리 아티스트 아이비 존슨이 서울 전시를 위해 특별히 제작했다.

한국의 스트리트 아티스트 ‘나나’와의 협업으로 제작된 그래피티 작품도 빼놓을 수 없는 관람 포인트다.

이번 전시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스티븐 도비는 “‘비욘더로드’는 라벨의 음악을 매개로 비주얼 아트, 테크놀로지, 향기 등 다양한 감각으로 경험하는 새로운 형태의 전시”라며 “사운드와 조명이 이끄는 대로, 감각이 이끄는 대로 음악 너머의 세계로 걸어 들어가는 경험을 해 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11월 28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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