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사라진 ‘독도지표비석’…경북도·울릉군은 ‘모르쇠’

기사승인 2021. 08. 05.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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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상단부 유실 된 것 발견...태풍 때 유실 된 것으로 추정
비석 주인 경상북도, 울릉군 계획 없어
독도표석 독도 설치된 비석 중 의미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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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가 설치한 독도표석. 지난해 상단부가 사라진 채 그 빈자리에 이름모를 꽃들만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 /제공=독자
“독도 현지에 있는 영토표지석이 사라졌네요. 태풍 때문인가요? 사라졌음 복원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요….” 올해 독도를 방문한 입도객들이 주로 하는 이야기다.

대한민국 영토임을 선언한 중요한 의미를 지닌 ‘독도지표비석’이 사라졌으나 행정당국이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5일 울릉군 독도관리사무소와 독도박물관 등에 따르면 독도 동도 몽돌해변에 1954년 경북도가 건립한 독도표석의 상단부가 유실된 것을 지난해 9월 12일 발견했다. 태풍으로 유실된 것으로 짐작하고 있다.

표석 전면에는 ‘대한민국 경상북도 울릉군 독도의 표’, ‘경상북도 건립’이 한글과 한문으로 병기돼 있었다.

이 비석은 처음에 독도의용수비대 측이 건립한 것으로 주장했다. 하지만 독도박물관 등이 조사를 거쳐 경북도청이 건립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북도가 1950년대 광복과 한국전쟁을 치른 혼란한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독도현지에 영토표석을 직접 설치한 것은 의미가 크다.

행정관청에서 독도가 우리 땅인 것을 표명하고, 독도 들머리인 동도 몽돌해변에 설치한 것은 방문하는 이들에게 알린 증거였다.

일본도 1950년대 독도에 무단 상륙해 독도표석 인근에 말뚝으로 자기들 땅이라고 적어 설치하기도 했다.

독도표석은 설치 후 64년 동안 독도를 지키는 수문장으로서 묵묵히 방문객을 맞으며 우리 땅임을 알렸다. 하지만 영토표석은 지난해 사라졌지만 이를 설치한 경북도나 이를 관리하는 울릉군에서는 특별한 움직임은 없다.

울릉군 독도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지난해 독도영토표석이 태풍으로 유실된 것을 경북도에 공문으로 보고했다”며 “지금까지 비석 설치 등에 대해선 이야기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경북도 독도해양정책과 관계자는 “비석 설치는 경북도가 한 것은 맞지만 독도 전반적인 관리는 울릉군 독도관리사무소가 하기 때문에 그쪽에 문의하라”고 답변했다.

1950년대 경북도청이 독도현지에 설치한 비석은 총 3개다. 1954년 독도 동도 몽돌해변에 설치했다가 지난해 사라진 독도표석과, 독도 동도 해녀바위 앞 경사면 중턱에 위치한 독도지표석이다. 또 하나는 독도조난어민위령비다.

독도조난어민위령비도 1950년 설치했다가 분실됐다. 이 후 비석의 처음 설치한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2015년 복원해 재건립했다. 이후 비석 원형은 한 언론인에 의해 발견돼 안용복기념관에 설치해 일반인에게 공개했다.

독도에 설치된 비석은 저마다 다른 의미를 담고 있지만 대부분 독도가 우리 땅임을 알리거나 공공히 하는 증거로 사용된다.

하지만 비석이 사라지거나 발견될 때 매 번 비석을 설치한 주인은 관심이 없다. 한 예로 1950년 조재천 경북도지사가 설치한 독도조난어민위령비도 사라졌다가 발견됐지만 비석 주인인 경북도는 2년이 넘게 어떻한 움직임도 없었다. 사정이 이렇자 울릉군이 비석 복원을 위해 고민하다 안용복 기념관에 설치해 보관 중이다.

주민 A씨(55, 울릉읍)는 “사라진 비석은 독도 현지에 설치된 대표적인 영토표석으로 비석 주인인 경북도가 조속히 복원해야 한다”며 “상단부가 없이 흉물스럽게 빈자리로 두지말고 이전처럼 복원해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독도박물관 관계자는 “독도에 설치된 비석 하나하나 의미와 다른 가치를 담고 있지만 이 중 독도표석과 독도조난어민위령비 등은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독도 현지에 비석이 파손되면 어김없이 복원됐다. 독도조난어민위령비도 그렇고 한국산악회가 설치한 표석도 다시 재 설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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