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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한화생명, 신설동 사옥 매각…보험사, 부동산 매각러시 이유는

[취재후일담] 한화생명, 신설동 사옥 매각…보험사, 부동산 매각러시 이유는

기사승인 2021. 08. 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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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생명이 서울 신설동 사옥 매각에 나섰습니다. 지난해 여수 사옥 매각에 이어 계속해서 부동산 자산을 줄이고 있지요. 2019년 12월 기준 부동산 자산도 3조4946억원에서 올 3월 기준으로 1029억원이 감소했습니다.

부동산 자산 매각바람은 한화생명뿐만 아닙니다. 최근에는 하나손해보험도 서울 종로구 인의동 본사 사옥 매각을 준비 중입니다. 앞서도 롯데손해보험이 올해 초 서울 남창동 본사 사옥을 2200억원에 매각했으며, 지난해 현대해상이 강남 사옥을 한국토지신탁에 매각한 데 이어 신한생명도 7월 신한라이프 출범에 앞서 지난해 서울 중구 장교동 ‘신한L타워’를 세일즈앤리스백으로 매각했습니다.

보험사들의 사옥 매각 러시로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3월 기준 국내 보험회사 보유 부동산은 16조8566억원으로 2018년 3월과 비교해 1조4312억원이나 감소했습니다.

왜 그럴까요. 물론 보험사의 업황 악화에 따른 자본확충이 필요한 상황도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2023년부터 도입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킥스) 때문입니다. 신지급여력제도는 자산과 부채를 기존 원가 평가에서 시가 평가로 전환해 리스크와 재무건전성을 평가하는 자기자본제도입니다.

현행 지급여력제도에서는 투자부동산 위험계수를 9%, 투자부동산 외 부동산 위험계수는 6%로지만 킥스가 도입되면 보험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해 위험계수가 최대 25%까지 상향됩니다.

한마디로 현재는 100억원 규모의 부동산 자산을 보유하기 위해서는 6억~9억원의 요구자본만 필요했지만 킥스가 도입되면 25억원의 요구자본을 더 쌓아야 한다는 말입니다.

안그래도 보험사들은 저금리가 오랫동안 이어지며 RBC 비율에 타격을 입어 자본확충이 시급한 상황에서 킥스의 도입은 불난집에 부채질한 꼴입니다.

특히 2000년대 초중반 고금리의 저축성보험 판매에 열을 올렸던 생명보험사들은 IFRS17가 도입되면 저축보험료와 같은 보장서비스가 포함되지 않는 항목은 수익으로 잡히지 않아 부채로 인식될 가능성도 높습니다. 금융당국이 권고하는 150%의 지급여력비율을 맞추기 위해서는 자본확충이 시급하죠.

그런 이유로 위험계수가 높은 부동산 자산의 재정비는 보험사들의 어쩔 수 없는 선택입니다. 일시적으로나마 자본확충 부담을 덜 수 있는 방편도 됩니다.

2023년 IFRS17 도입 전까지 보험사들의 이같은 부동산 자산 매각은 계속해서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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