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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증권업계, 신용융자거래 금리 인상(?)…‘빚투’ 막는 허들될까

[취재후일담] 증권업계, 신용융자거래 금리 인상(?)…‘빚투’ 막는 허들될까

기사승인 2021. 08. 3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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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증권사의 신용융자거래 금리를 놓고 많은 해석이 오가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은행이 최근 기준금리 인상의 신호탄을 쏘면서 증권업계도 신용융자거래 금리 인상을 검토하기 시작했죠.

일각에선 증권사들이 이번 기회를 틈타 잇속을 채우려 할 거란 예측이 나옵니다. 한은이 올해 기준금리 추가 인상 카드를 들고 있는 상태에서 이를 선반영해 신용융자거래 금리를 재빨리, 최대한 높게 올릴 거란 우려인 거죠.

하지만 신용융자거래를 하는 투자자들 입장(나무)에서 벗어나 시장 전체(숲)을 봐야 한다며 조심스레 ‘긍정 역할론’을 제기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신용융자란 투자자가 일정한 증거금을 주고 증권사로부터 주식거래를 위한 매매대금을 빌리는 것을 말합니다.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것으로, 7일 이내는 3.9∼7.5%, 180일을 초과하면 5.8∼9.9%로 이자율이 상당히 높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빚투, ‘영끌’ 행렬에 동참한 투자자들은 이에 개의치 않는 모습입니다.

3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 13일 처음으로 25조원을 넘은 이후 18일에는 25조6112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습니다. 연 초(1월 4일) 19조3523억원과 비교했을 땐 32% 이상 급증한 셈이죠.

전문가들은 신용융자거래 금리 인상이 과열된 시장을 안정화시키는 역할을 할 거라고 봅니다. 손양훈 인천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올 2분기 말 가계부채가 처음으로 1800조원을 넘겼다”면서 “(신용융자거래)금리 인상을 통해서라도 과도한 대출로 투자를 행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성태윤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도 “한국은행에서 기준금리를 올린 만큼 신용거래융자 금리를 올리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라면서 “가계 대출을 낮추기 위해 정부가 대출 옥죄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사실 증권사 입장에서 역대 최대치를 찍은 빚투 현상은 ‘양날의 검’으로 다가옵니다. 최근엔 빚을 갚지 못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어 반대매매가 급증하고 있는데요. 반대매매는 돈을 빌려 주식을 산 투자자들이 이를 갚지 못했을 때 강제로 처분하는 것으로, 증시 하락과 함께 공포심리에 따른 매물 출회로 증시에 큰 악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선택의 시기는 다가오고 있는데요. 증권사들은 투자자들의 만만찮을 반발과 과열을 식혀주는 ‘허들 역할’ 사이에 놓여 있는 셈이죠. 과연 증권사들이 어떤 금리 인상의 ‘황금률’을 제시할지, 증권사에 따라 어떤 차이가 나타날지 지켜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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