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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가계대출 관리 차원 금리인상…은행들은 ‘속웃음’?

[취재후일담]가계대출 관리 차원 금리인상…은행들은 ‘속웃음’?

기사승인 2021. 09. 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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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국[반명함] 사진 파일
‘영끌’과 ‘빚투’ 등으로 가계빚이 1800조원을 넘어서는 등 가계대출 증가속도가 가팔라지자 금융당국이 대출 규제를 강도 높게 시행하고 있는데요. 새로 취임한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가계부채와의 전쟁’을 선포한 만큼 ‘가계대출 죄기’ 압박은 더욱 강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은행권도 가계대출 관리에 나섰는데요, 주요 관리 방안은 대출 한도 제한과 금리 상승입니다. 특히 우대금리를 축소하거나 가산금리를 높이자 대출금리 인상폭이 시장금리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금융소비자들의 이자부담은 커지는 반면 은행들의 주머니만 불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부동산 가격 급등세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대출수요가 유지되는 데다 추가 규제 우려에 ‘패닉대출’까지 넘쳐흐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은행의 이자이익은 22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조7000억원 증가했습니다. 이자이익이 1년 사이 8.4%가량 늘어난 것이죠. 국내 5대 은행들도 상반기 이자이익이 적게는 7%대에서 많게는 12%대까지 증가했는데요, 특히 국민은행은 순이자이익이 3조6972억원을 기록하며 가장 높은 12.9%대 증가폭을 나타냈습니다.

금리상승으로 순이자마진(NIM)이 상승한 데다 대출자산이 크게 늘었기 때문인데요, 하반기에도 높은 금리상승 덕에 이자이익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최근 3개월 사이 주요 은행들은 대출금리를 0.5%포인트 가까이 올렸습니다.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모두 0.4% 중반대 상승폭을 나타내고 있는데요, 이는 시장금리 상승폭보다 높은 수준입니다. 주담대의 기준금리가 되는 코픽스(신규취급액 기준)가 해당 기간 동안 0.13%포인트 오르는데 불과했고, 신용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 1년물도 0.3%대 상승에 그쳤습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오른 상황에서 금리가 오른다고 해서 급격하게 대출 수요가 줄어들기는 어렵다”라며 “대출 금리를 빠르게 오르면서 은행들의 이자수익은 대폭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더해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더 강력한 가계대출 규제를 예고하고 있어, 은행권 대출금리 상승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대출 수요가 줄지 않는다면 결국 금융소비자들의 이자부담만 키우고, 이는 은행 주머니로 고스란히 들어간다는 얘기죠. 일률적인 가계대출 규제와 은행들의 대출금리 인상이 실수요자와 서민들의 부담만 키우는 게 아닌지 돌아보고,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세심한 가계대출 관리 방안을 고심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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