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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나라 곳간이 비어가고 있다”는 자극적이지 않다

[취재후일담] “나라 곳간이 비어가고 있다”는 자극적이지 않다

기사승인 2021. 09. 08.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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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훈 증명사진
최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지난 6일 예결위에서 우리 정부의 재정 여건에 대해 “곳간이 비어가고 있다”고 언급했지만 이튿날 여당 의원의 질책이 이어지자 “곳간이 비어가고 있다는 표현은 자극적이었다”며 “한국 재정은 선진국에 비해 탄탄하다”고 말을 바꿨기 때문이죠.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는 7일 설명자료를 통해 “곳간이 비어간다”는 표현을 사용했던 것은 위기대응을 위한 확장적 재정운영과정에서 상당규모의 적자국채 발행이 불가피한 상황을 나타낸 것으로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며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선진국의 절반이하 수준으로 양호하다고 해명했습니다.

쉽게 말해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빚을 내서 돈을 좀 풀었지만 다른 선진국보다는 국가채무가 훨씬 적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입니다.

이같은 정부의 해명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도 될까요. 문재인 정부 5년간 늘어나는 국가채무는 408조원에 달합니다. 160조~180조원 규모인 이전 정부를 두 배 이상 웃도는 수치죠. 국민 1인당 국가채무도 내년 2060만5119원으로 처음으로 2000만원을 돌파합니다.

이는 현 정부 출범과 동시에 지출을 꾸준히 늘린 결과입니다. 2017년 본예산 기준 총지출은 400조5000억원이었지만 이듬해인 2018년부터 매년 지출을 7~9% 늘리면서 내년까지 5년간의 연평균 지출 증가율은 8.5%에 달합니다. 이는 박근혜(4.0%), 이명박(5.9%) 정부의 증가율을 크게 뛰어넘는 수치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권 마지막해인 내년도 예산은 600조원이 넘는 초슈퍼예산으로 편성됐습니다. 그러면서 정부는 2023년부터 지출 증가율을 5% 이하로 낮추겠다고 합니다. 쓸 만큼 썼으니 지출 감축은 차기 정부에 넘기는 모양세죠.

단순히 코로나 탓으로만 돌리기에는 현 정부 들어 불어난 400조원 이상의 국가채무는 너무 많고, 증가 속도도 빠릅니다. 과거 홍 부총리가 언급한데로 재정은 화수분이 아닙니다. 나라곳간이 비어가고 있다는 경제수장의 표현이 전혀 자극적이지 않아 보이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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