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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공산당 비사 마오쩌둥 비서 80년 일기장 놓고 미중 소유권 분쟁

중국공산당 비사 마오쩌둥 비서 80년 일기장 놓고 미중 소유권 분쟁

기사승인 2021. 09. 16.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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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오쩌둥 고위참모 리루이의 80년 일기장, 스탠퍼드대 소장
마오쩌둥·톈안먼 비판...시진핑 평가 포함
딸이 미국으로 반출...베이징 거주 미망인 소송 제기
시진핑
중국 공산당의 비사(秘事)가 담긴 마오쩌둥(毛澤東) 초대 국가주석의 비서 출신의 방대한 일기장을 놓고 중국의 미망인과 이 일기장을 소장하고 있는 미국 스탠퍼드대학이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진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2017년 10월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 박수를 치고 있는 모습./사진=AP=연합뉴스
중국 공산당의 비사(秘事)가 담긴 마오쩌둥(毛澤東) 초대 국가주석의 비서 출신의 방대한 일기장을 놓고 중국의 미망인과 이 일기장을 소장하고 있는 미국 스탠퍼드대학이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한때 마오쩌둥의 고위 참모였던 리루이(李銳)가 2019년 101세의 나이로 별세하기까지 80년 동안 중국 공산당 중심부 근처에서 그의 길고 뒤죽박죽된 삶을 자세히 설명한 일기와 편지는 그의 딸 리난양(李南央·71)에 의해 스탠퍼드대학에 기부돼 후버연구소 내에 소장돼 있는데 리루이의 두번째 부인(91)이 반환 소송을 제기해 소유권 싸움이 진행되고 있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리루이가 한자로 쓴 수백만자의 수기 기록물은 중국 공산당 초기부터 중공의 집권을 가져온 혁명, 1950년대 마오쩌둥 비서로서의 경험, 마오쩌둥의 경제정책을 비방한 혐의로 투옥된 20년, 그리고 1989년 톈안먼(天安門) 사건과 2018년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영구집권의 길을 연 헌법 개정에 대한 비판 등이 담겨있다고 WSJ은 설명했다.

리루이의 40개의 필사본 상자와 관련 디지털 파일은 후버연구소의 광범위한 중국 역사 기록보관소에 ‘컬렉션 No.2019C100’으로 분류, 소장돼 있으며 예약제로 열람할 수 있다.

리루이는 2010년 1월 9일 일기에서 “마오의 행동은 자유·민주주의·과학의 진보·법치라는 보편적 가치에 완전히 반대되는 것이었고, 인류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완전히 반대 방향으로 갔다”며 “문화대혁명 10년은 중국을 완전히 붕괴의 위기로 몰아넣었다”고 비판했다.

1989년 6월 4일 일기에는 톈안먼 사건과 관련, “온종일 불안했고, 나는 끊임없이 통곡하고 싶었다”며 “당은 일을 난국에 빠지게 했고 되돌릴 방법이 없다. 어떻게 전 국가를 대면하고, 국민에게 사과할 수 있을지 의아스럽다”고 썼다.

그는 2012년 1월 16일 일기에서 “우리는 시진핑을 평가하는 방법에 관해 이야기했다”며 “(시 주석 부친)장중쉰(張宗遜)은 한 때 그의 아들에게 ‘사실에서 진실을 추구하고, 사람들에게 포용적이고 관대하라’는 두가지 기본 원칙을 따르라고 지시했는데 시진핑의 응답은 전자는 달성하기 어렵지만 후자는 확실히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1984년과 2002년 시 주석을 만났고, 2018년 중국이 국가주석의 3연임 제한을 없애는 개헌을 추진하는 가운데 시 주석의 리더십에 관해 논의하면서 ‘민주주의는 죽었다’는 제목의 외신 보도를 인용했다고 WSJ은 전했다.

‘당: 중국 공산당 통치자들의 비밀세계’를 쓴 호주 작가로 2003년 리루이의 자택을 방문한 리처드 맥그레거는 “그는 아마도 마오쩌둥의 유산이라는 금기시되는 주제에 대해 공개적으로, 그리고 분명하게 자세하게 이야기하려고 하는 중국 거주 유일한 고위 내부자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일기장의 반출과 관련, 리루이의 딸 리난양은 부친의 동의에 따라 일기장을 두개의 기내 반입 가방에 넣고 세관 당국이 압류할 것이 두려워 땀을 뻘뻘 흘리며 초조한 마음으로 미국 샌프란시스코행 유나이티드항공으로 향했다며 “오늘까지 왜 그들이 검사하지 않았는지 모른다”고 말했다고 WSJ은 알렸다.

베이징(北京)에 거주하는 미망인은 당에 속하고 개인정보이면서 ‘국보’인 일기장이 도난당했다며 소송을 제기해 2019년 베이징법원에서 승소했고, 미국 북부캘리포니아 지방법원에서도 심리가 진행되고 있다.

이에 대해 스탠퍼드대학 측 변호인은 리루이가 일기장을 후버연구소에 배치하는 것을 지지했다고 일기장에 분명히 밝혔다고 지적했다. 리루이는 1989년 2월 자신의 기록물이 보관된 후버연구소를 방문해 중국 컬렉션에 장제스(蔣介石) 전 대만 총통의 일기가 포함돼 있는 것을 보고 감명을 받았다고 썼다.

리난양은 리루이가 일기장이 ‘당에 속한다’는 부인의 주장을 수용하면서도 후버연구소에 이를 배치하는 아이디어를 좋아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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