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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폭등에 발목 잡힌 캐나다? 트뤼도 총리 ‘반쪽’ 승리로 드러난 총선 민심

부동산 폭등에 발목 잡힌 캐나다? 트뤼도 총리 ‘반쪽’ 승리로 드러난 총선 민심

기사승인 2021. 09. 22.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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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오른쪽). /AP연합
‘소수 정당’ 꼬리표를 떼기 위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의 승부수가 사실상 무위로 돌아갔다. 총선 결과 3기 집권에 성공했으나 과반 의석 확보에는 실패하면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정국과 더불어 막판 민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최근 급등한 부동산이 자리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21일(현지시간) 캐다나 공영방송 CBC는 전날 실시된 제44대 캐나다 총선 개표(99.0% 진행) 결과 자유당이 전체 338석 중 158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트뤼도 총리가 이끄는 집권 자유당은 146곳에서 승리를 확정했고 12곳에서 우세로 나타났다. 뒤이어 에린 오툴 대표의 제1야당 보수당은 119석(116곳 승리·3곳 우세), 퀘백 기반의 분리주의 정당 블록퀘백당 34석, 좌파 성향 신민주당 25석, 녹색당 2석 등이 유력하다. 우편투표 개표가 남아 최종 집계까지는 며칠이 더 걸릴 전망이다.

관심을 모은 집권 자유당의 과반 확보는 물거품이 됐다. 모든 우세 지역을 다 가져가더라도 하원 전체 338개 의석 중 169석에는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재 자유당 예상 의석은 2019년 총선 때보다 비슷하거나 1~2석 적다.

이로써 지난 2015년 총선에서 승리해 캐나다 역대 두 번째 최연소 총리로 돌풍을 일으켰던 트뤼도 총리의 정치적 승부수는 제동이 걸렸다. 2019년 총선에서 재임한 그는 번번이 과반 의석을 얻지 못해 뜻대로 국정 운영을 펼치지 못했다는 진단이다.

2년이나 앞당겨 치른 이번 총선 역시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캐나다 유권자들은 코로나19 위기와 경제 회복을 위해 자유당 정부 재집권을 허용했지만 과반 다수 의석은 냉정하게 유보하는 선택을 내렸다. 트뤼도 총리는 이날 새벽 몬트리올에서 가진 승리 선언 연설을 통해 “아직 개표가 남았지만 우리가 본 것은 수백만명의 캐나다 국민들이 진보적인 계획을 선택했다는 것”이라며 집권 3기를 연 부분에 애써 의미를 뒀다.

트뤼도 총리가 끝내 뜻을 이루지 못한 데는 선거 기간 내내 여야가 격돌했던 주택난이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7월 기준 캐나다 주택 가격 평균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 폭등한 73만캐나다달러(약 6억7700만원)로 사상 최고치였다. 밴쿠버·토론토 등 주요 도시에 집중됐던 집값 상승세는 전국으로 퍼지고 있다. 이는 한국과 유사한 양상이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트뤼도 총리는 그 원인을 외국인들의 부동산 집중 매입에 있다고 봤다. 캐나다에 거주하지 않는 중국이나 러시아 등 해외 큰손들이 매물을 싹쓸이해 정작 캐나다 국민들은 집을 구하기 어려워진 상황이다. 트뤼도 총리는 급히 “향후 2년간 외국인의 부동산 매수를 금지하겠다”며 “장기간 사람이 살지 않고 있는 외국인 소유 부동산에는 비싼 세금을 매기겠다”고 밝혔으나 판세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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