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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주 ‘출렁’…대출규제에 카카오뱅크 주가 20%대 급락

은행주 ‘출렁’…대출규제에 카카오뱅크 주가 20%대 급락

기사승인 2021. 09. 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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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뱅, 비이자 포트폴리오 취약
대출규제로 영업기반 위축 우려
보름 만에 주가 23.42% 떨어져
계열사 탄탄 KB·신한은 -1%대
플랫폼 비즈니스 영역확장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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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들어 은행주가 흔들리고 있다. 통상 하반기에는 배당 매력 등으로 인해 은행주 투자 수요가 커지면서 상승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지만, 올해는 정부의 강력한 가계대출 규제로 핵심 영업기반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에 주가가 힘을 받지 못하는 모습이다.

특히 상장 이후 은행 대장주로 올라선 카카오뱅크의 하락세가 다른 은행주를 압도하며 은행지수를 끌어내리고 있다. 카카오뱅크가 은행-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갖춘 금융그룹과 달리 이자수익이 수익원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가계대출 규제로 상반기만큼의 순익 확대를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어서다.

반면 KB금융그룹과 신한금융그룹은 주가 하락폭이 1%대에 그치면서 상대적으로 양호한 모습이다. 이들의 비은행 계열사도 무서운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는 데다, 은행 자회사의 수수료 비즈니스도 탄탄하기 때문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카카오뱅크가 주가 방어를 하기 위해서는 대출 이외의 확실한 신사업이나 성장 플랜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특히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평가다. 뱅킹 서비스로 고객을 더 확보한 만큼, 증권계좌나 신용카드 개설 등 수수료 수익을 낼 수 있는 비즈니스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한다는 지적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은행주 전반이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 17일을 기준으로 은행주의 주가 추이를 나타내는 KRX은행지수는 이달 1일 대비 2.65% 빠진 746.58을 기록했다.

현재 은행 대장주인 카카오뱅크 주가가 크게 하락하면서 지수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 17일 카카오뱅크 종가는 6만6000원으로, 이달 1일 대비 23.42% 하락했다. 우정사업본부, 넷마블 등 주요 기관투자자들이 블록딜을 통해 차익을 실현한 여파도 있지만, 대출 영업에 따른 이자마진 의존도가 높다 보니 가계대출 규제 우려가 더 크게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뱅크는 상반기 이자이익이 2711억원이었던 것에 반해 수수료 이익은 251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그만큼 이자이익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의미다. 상반기 기준 가계 신용대출은 70.9%, 주택대출은 29.1%로 실행된 대출이 모두 가계대출이다. 여윤기 한국신용평가 수석 애널리스트는 지난 16일 발간한 ‘디지털금융보고서’를 통해 카카오뱅크에 대해 “가계대출에 편중된 여신구조로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규제 강화 등에 유연한 대처가 어렵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가계대출 규제는 다른 은행주에도 영향을 줬지만, 비은행 계열사나 비이자이익 비중이 높은 은행지주의 주가 하락폭은 작았다. 카카오뱅크 다음으로 시가총액이 높은 KB금융의 경우 증권사, 보험사 등 비은행이 탄탄하고, WM비즈니스 등 수수료 수익원도 확보된 덕에 주가 하락 폭이 1.88%에 그쳤다. 신한지주와 하나금융의 경우에도 각각 1.40%, 1.55%의 주가 하락폭을 보였다. 반면 그룹 순익의 82% 정도를 은행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금융지주의 경우 같은 기간 동안 주가가 2.21% 빠졌다. 그럼에도 카카오뱅크 주가 하락폭과 비교하면 양호한 수준이다.

수수료 등 비이자 수익 포트폴리오를 얼마나 갖추고 있느냐가 주가 향방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셈이다. 시중은행들은 기업대출 등으로 가계대출 이자 마진 하락을 방어하고, 수수료 수익 창출을 위한 IB와 WM영업 강화 등으로 수익원 확보에 나설 전망이다.

반면 카카오뱅크는 당분간 주가 불확실성을 해소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플랫폼 비즈니스를 통해 수수료이익을 내고는 있지만 이자수익과 비교해 규모가 크지 않은 데다, 지금까지 보여줬던 가파른 성장세를 유지하긴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이 위축되거나, 가계부채 규제 강화로 신용수요가 줄어든다면 수수료 이익 성장세는 더 둔화될 수 있다. 모기업 카카오에 대한 규제 심화도 카카오뱅크 주가에 불확실성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은행들은 전적으로 가계금융만을 취급하고 있기 때문에 대출 성장에 대한 눈높이를 크게 낮춰 잡을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카카오뱅크가 풀뱅킹 서비스를 확립하고, 플랫폼 비즈니스를 확대할 필요성이 있다고 평가한다. 특히 대출 여력 확대로 고객을 유치하면, 금융연계 서비스 접점도 커질 수 있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증권계좌나 신용카드 개설에 더해 광고 비즈니스 개시, 비금융사와의 적금 제휴 등 플랫폼 비즈니스 영역 확장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여 수석연구원은 “확대된 대출 여력에 힘입어 고객수가 증가하고 있어 플랫폼으로서의 성장 여력이 내재돼 있다고 판단한다”며 “뱅킹 비즈니스가 핵심인 만큼 주택담보대출, 개인사업자대출 등 풀뱅킹 서비스를 갖추면 시장 지위가 제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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