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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국 멍완저우 영웅 대접, 中은 대미외교 승리 평가

귀국 멍완저우 영웅 대접, 中은 대미외교 승리 평가

기사승인 2021. 09. 26.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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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과 남편, 자녀들 美, 加 국적 소문은 불편한 진실
캐나다의 자택에 연금된지 무려 2년 9개월만에 풀려나 25일 오후 중국 정부가 제공한 전세기를 타고 귀국한 멍완저우(孟晩舟) 화웨이(華爲) 부회장이 일거에 영웅이 되는 상황을 맞고 있다. 중국 정부와 언론 역시 영웅의 귀환을 대대적으로 선전하면서 대미 외교의 승리라고 자화자찬하고 있다. 그녀와 남편 및 네명의 자녀가 미국과 캐나다 국적일 가능성이 높다는 불편한 진실은 완전히 파묻히는 형국이다.

멍완저우

25일 오후 귀국한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을 환영하기 위해 선전 바오안 국제공항에 몰려나온 인파. 그녀가 영웅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말해주는 듯하다./제공=신징바오. 

베이징 외교 소식통의 26일 전언에 따르면 그가 영웅 대접을 받고 있다는 것은 우선 일개 평범한 기업인 신분임에도 정부로부터 600만 위안(元·11억원) 상당의 전세기를 제공받았다는 사실에서 잘 드러난다. 1949년 이후의 중국 역사상 유례가 없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신문과 방송, 통신 등의 모든 언론이 일제히 그를 영웅이라고 칭송하면서 대대적으로 보도하는 것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 게다가 당분간 이런 분위기는 계속 이어질 것이 확실하다. 전세기가 도착한 광둥(廣東)성 선전 바오안(寶安) 국제공항에 환영 인파가 엄청나게 운집한 것이나 도착 장면이 방송으로 생중계된 것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그 어느 외국 국빈도 경험하지 못했을 대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도 예외는 아니다. 극히 소수의 누리꾼들이 국적을 문제 삼으면서 냉소적 반응을 보일 뿐 전체 분위기는 그를 영웅으로 떠받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정도 되면 어느 톱스타 못지 않은 절정의 인기를 누린다고 봐도 좋다.

당연히 중국 정부와 언론은 졸지에 영웅이 된 그녀의 귀국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심지어 역사적인 대미 외교의 승리로까지 홍보하고 있다. 특히 국영 중국중앙텔레비전(CCTV)은 “멍 부회장의 귀국은 공산당이 말한 것을 지킨다는 사실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에 해당한다”면서 “미국의 패권주의에 반대하는 중국 인민들의 위대한 지지를 보여줬다”고 주장했다. 중국 정부가 그동안 멍 부회장을 미국의 대중 압박 정책의 희생양이라고 주장해왔으니 그럴 만도 하다.

그러나 그의 귀국이 중국 정부의 주장처럼 미·중 관계에 큰 변화를 가져올 외교적 승리로 기능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번 일로 미·중 간의 깊은 불신이 누그러진다고 기대하는 것은 상당히 성급한 것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멍 부회장의 귀국에도 불구, 미·중 간의 신냉전은 특단의 조치가 마련되지 않는 한 하염 없이 이어질 것이라는 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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