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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농협손보, ‘이름 없는’ 유튜브 채널 운영하는 까닭은

[취재후일담] 농협손보, ‘이름 없는’ 유튜브 채널 운영하는 까닭은

기사승인 2021. 09. 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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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기업들마다 유튜브 채널 키우기가 한창입니다. 보험사도 예외는 아닌데요, 소비자들에게 회사를 알리고 소통할 수 있는 효과적인 홍보 수단으로 자리매김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회사 이름을 꽁꽁 숨긴 채 운영 중인 채널이 있어 눈길을 끕니다. 바로 30대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를 담은 ‘그래, 서른’이라는 유튜브 채널입니다.

채널 정보에는 이 채널에 대해 “아직 어른이 되지 못 한 서른이들의 이야기”라고 설명하고 있는데요, 채널명답게 30대를 타깃으로 한 다양한 콘텐츠를 담고 있습니다. 방송인 줄리엔강이 클라이밍이나 프리다이빙 등 운동과 관련한 취미생활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고, 웹툰작가 김풍이 요리를 하며 ‘서른이’ 게스트들의 고민을 상담합니다. 문경새재 등 자연 속으로 떠나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백색소음, 일명 ASMR을 들려주기도 하고 연애와 결혼, 직장생활과 창업, 재테크에 대해 논하기도 합니다.

이 채널의 운영 주체는 바로 NH농협손해보험입니다. 하지만 채널 어디를 살펴봐도 보험과 관련된 콘텐츠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기업들이 유튜브를 통한 홍보에 여념이 없는 시대, NH농협손보는 왜 애써 운영 중인 채널의 채널명 귀퉁이에라도 사명을 넣지 않았을까요?

NH농협손보 관계자는 “‘그래, 서른’ 채널은 회사와 관련한 직접적인 홍보보다는 젊은 고객들에게 건강과 관련된 정보를 제공하며 친밀감을 쌓기 위한 채널”이라고 설명합니다. ‘보험영업’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고 MZ세대 소비자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며 일단 ‘판’을 키워보자는 전략인 것입니다.

요즘 보험사들은 젊은 고객들에게 어떻게 하면 보험에 대한 니즈를 일깨울 것인지에 대해 고민이 많습니다. ‘욜로(YOLO·You Only Live Once)족’이라는 말이 유행할 만큼 MZ세대의 경우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대비보다는 지금 당장 내 눈 앞의 현실을 살아가는 데 더 관심이 많기 때문입니다. 먼 미래에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리스크를 대비하기 위한 보험에 대한 관심도 이전세대보다 많이 줄어든 모습입니다. 이때문에 보험사들은 당장 수익성으로 연결되지 않더라도 MZ세대와의 접점을 만드는 데 골몰하고 있습니다. 삼성화재는 편의점에서 건강음료를 판매하고, 한화생명은 이마트 등과 손잡고 MZ세대에게 익숙한 ‘정기 구독’ 시스템을 보험과 접목했습니다. 농협손보의 ‘사명 없는’ 유튜브 채널 운영도 이같은 전략과 궤를 함께한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2020년 7월 만들어진 ‘그래, 서른’ 채널은 약 1년 만에 구독자 3만4000명, 조회수 132만회를 달성하고 있는데요, 앞서 2018년 생긴 NH농협손보의 공식 유튜브 채널보다 빠른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NH농협손해보험의 ‘이름 없는’ 유튜브 채널 전략이 소기의 성과를 달성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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