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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분석]NH투자·하나금투, 7000억 ‘뚝↓’…증권사, DLS 발행 줄이는 이유는?

[하우스분석]NH투자·하나금투, 7000억 ‘뚝↓’…증권사, DLS 발행 줄이는 이유는?

기사승인 2021. 10. 1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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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소법 도입 탓에 DLS 상품 가치 '하락'
DLF사태 등 투자 수요 위축도 발행액 감소에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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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들이 파생결합증권(DLS) 발행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제 유가가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원자재 가격이 치솟고 있음에도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지난달 본격 도입된 금융소비자보호법으로 인해 상품 가입 여건이 까다로워짐에 따라 DLS와 같은 복잡한 파생상품의 흥행이 어려워진 것이다.

18일 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올해 10월15일 기준 국내 21개 증권사의 DLS 발행액 7조2135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10조30억원 대비 27.9%(2조7895억원) 감소한 규모다. DLS는 이자율, 환율, 금·은, 원유 등 주가지수가 아닌 자산을 기초로 삼아 만드는 유가증권이다. 해당 자산가격이 상승하면 수익을 내는 구조다.

◇대형사·중·소형사 모두 DLS 발행 ‘감소’

증권사 가운데 NH투자증권이 DLS 발행액을 가장 많이 줄였다. 올 10월 15일까지 NH투자증권이 발행한 DLS 잔액은 1조2381억원이다. 전년 동기(2조365억원) 대비 7984억원 줄어든 규모다.

하나금융투자도 7000억원 넘게 DLS 발행액을 축소했다. 하나금투의 전체 DLS 발행액은 2조1275억원에서 1조3744억원으로 7531억원 줄었다.

이와함께 △미래에셋증권(-4940억원) △KB증권(-3370억원) △신한금융투자(-2728억원) △한화투자증권(-2327억원) △교보증권(-2055억원) △유안타증권(-2006억원) 등 대형사와 중·소형사를 가리지 않고 증권사 모두 DLS 발행을 줄였다.

◇“늘어나야 하는데 오히려 감소”…투자수요 위축까지

통상 기초자산이 되는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 DLS 발행량이 늘어난다.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81.31달러로 마감했다. 원유 가격이 배럴당 80달러를 돌파한 건 지난 2014년 10월 이후 7년 만이다.

원유 뿐 아니라 다른 원자재도 마찬가지다. 미국 천연가스 벤치마크인 헨리허브에 따르면 천연가스 가격은 지난 8일 기준 MBtu당 5.8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초 2.6달러 대비 2배 이상 급등한 가격이다

기초자산 가격이 오르면 DLS 성과도 높아져 조기상환 등이 빈번하게 이뤄진다. 증권사 입장에선 DLS로 얻을 수 있는 수익이 더 늘어난다는 의미다.

하지만 금융소비자보호법이 발목을 잡았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5월 고난도 금융투자상품 규제안을 발표했다. DLS를 비롯한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을 판매할 때 모든 과정을 녹취하고, 2영업일 이상 숙려기간을 제공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지난 2019년 대규모 손실로 이어진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등으로 인한 투자 수요 위축도 발행액 감소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원윳값 폭락사태로 외화 부족 현상을 겪었던 증권사들이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DLS 양을 조절하고 있다”며 “금융소비자보호법 영향도 있고 자체 헤지 비중도 점차 줄이고 있는 만큼 전략적인 차원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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