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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LG전자가 성수동에 주목한 이유

[취재후일담] LG전자가 성수동에 주목한 이유

기사승인 2021. 10. 21.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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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준 (2)
박완준 산업1부 기자
LG전자가 MZ세대 주요 소비층을 잡기 위해 나섰습니다. 고전 게임을 최신 올레드 TV로 이용할 수 있는 ‘금성 오락실’ 팝업스토어를 열고 안방에서 식물 재배에 관심 있는 젊은 층을 겨냥한 식물재배가전 ‘LG틔운’을 출시했습니다. 그런데 ‘금성 오락실’을 꾸민 곳, ‘틔운’을 공개한 장소로 서울 성수동을 선택한 점이 눈에 띕니다. LG전자는 왜 많고 많은 동네 중 성수동을 골랐을까요?

성수동은 강남역과 명동, 홍대 등 거대 상권이 아닌, 작은 골목을 중심으로 최근 떠오르는 장소입니다. MZ세대 중 20대 중반부터 30대 중반 연령층을 가진 사람들이 퇴근 후 가볍게 커피와 맥주를 즐기는 곳으로 밀집도가 높은 지역입니다. 압구정, 한남동 등 서울의 여타 ‘핫플레이스’와도 맞닿아 있어 인기가 높습니다. 젊은 층 사이에서 떠오르는 장소에 ‘팝업 스토어’를 열어 LG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부각하고, 이들의 지갑도 열겠다는 계획으로 풀이됩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화면을 자유자재로 돌릴 수 있는 TV ‘LG스탠바이미’는 ‘구매 인증샷’ ‘후기 작성’ 등을 통해 MZ세대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가전 매장에는 수요가 몰려 2주 넘게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출고가 보다 높은 가격으로 중고 시장에 판매하는 사람까지 등장했습니다. 가전 업계에 젊은 층의 ‘수요 러쉬’가 이어지자 올해 상반기에만 작년 동기보다 소형가전이 21%, 대형가전이 31%나 성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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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12월 19일까지 서울 성수동에 팝업스토어를 열어 ‘금성오락실’을 운영한다. /제공=LG전자
LG전자의 성수동 선택은 떠오르는 가전 업계 신흥 소비자인 젊은 층, 그 중 실질적인 구매력이 있는 20대 중반에서 30대 중반까지의 소비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시도로 보입니다. 실제로 LG전자 관계자도 성수동이 MZ세대 중 소비력이 높은 연령을 갖은 수요층이 자주 방문하고 밀집도가 높아서 선택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또 성수동은 부동산 업계에서 구불구불 골목길 사이 오래된 건물과 공장을 개조해 만든 가게들은 이질적이면서도 색다른 매력을 풍겨 ‘MZ세대가 성인이 돼 만든 상권’으로 언급됩니다. LG전자가 성수동을 선택한 것도 이와 맞닿아 있습니다. 접근성을 높이고 차별화된 경험을 줄 수 있는 신제품 출시와 새로운 팝업스토어 장소로 의미가 일맥상통해 안성맞춤 장소로 선정한 것이지요.

LG전자는 과거 ‘제품 만족도보다 마케팅 방법이 아쉽다’는 일부 소비자들의 안타까운 시선이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취임한 뒤 젊은 시각으로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측면도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업계에서도 구 회장 주도로 LG그룹이 ‘돌다리도 두드리고 건넌다’는 다소 보수적이고 느리다는 이미지 대신 적극적이고 공격적으로 변했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LG전자의 마케팅이 제품 정보를 소비자와 가깝게 소통할 수 있는 쌍방향 방식을 넘어 소비자끼리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공유의 장’을 만들며 마케팅 방향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신(新) 가전’ 제품을 만드는 것을 넘어 ‘신 마케팅’까지 이끌어낸 LG전자의 새로운 바람이 소비자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다른 기업들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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