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깊고 푸른 경주의 밤, 천년의 속살이 선명해지다

기사승인 2021. 10. 27.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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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분 공원 대릉원, 천문관측대 첨성대, 천년의 숲 계림
사라의 다리 월정교, 조경예술의 극치 동궁과 일지, 야식 천국 중앙시장
천년 신라의 숨결이 담겨있는 경주에 밤이 내려앉으면 여러곳으로 분산됐던 시선들이 빛나는 명소들로 모아진다.
넘어가는 해질녘 경주는 붉은 빛에서 보랏빛으로 변한다. 검게 물드는 동궁과 월지의 매직아워는 감동을 준다. 첨성대에서 계림으로 향하는 길, 고분 위에 달이 걸리는 이른 밤. 여행자들의 배를 든든하게 해줄 중앙시장에서의 깊은 밤까지. 달이 뜨면 달빛을 따라, 별이 밝은 날은 별빛을 따라 걷다보면 낮과 다른 새로운 경주의 매력에 여행자들은 빠지고 만다. 야경을 즐기기에 좋은 가을이다. 올해는 사랑하는 이들과 경주에서 잊지 못할 가을 추억을 만들어보자.


대릉원 캡쳐
사진찍기 가장 좋은 매직아워 때 야경을 담으려는 사진작가들로 붐비는 대릉원.
약 3만8000평의 평지에 거대한 23기의 신라시대 고분이 모여 있는 고분 공원 대릉원. ‘포토존’은 목련나무가 있는 곳이다. 일출, 일몰 전후 30분을 사진 찍기 가장 좋은 시간대인 매직아워(magic hour) 때 이곳에는 야경을 담으려는 많은 사진작가들을 만날 수 있다. 고고하게 선 목련나무 뒤로 표주박 모양으로 엎어진 표형분(고분 2기가 이어진 쌍분)이 아름다운 능선을 뽐내고 있고, 또 그 뒤로 붉게 물든 노을이 절경이 되도록 거든다.

첨성대 야경
선덕여왕 때 축조 된 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천문대.
대릉원 정문으로 나가면 가까운 곳에 첨성대가 있다. 선덕여왕 때 축조 된 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천문대다. 검은 하늘을 수놓는 달 아래, 별자리 아래, 그만큼 빛나는 첨성대가 있다. 태양과 달, 하늘의 움직임을 첨성대 돌 하나하나에 담아냈다. 위는 둥글고 아래는 네모진 첨성대의 모양은 하늘과 땅을 형상화했다. 첨성대를 만든 365개 내외의 돌은 1년의 날수를 상징하고, 돌단과 꼭대기 정자석까지 총 29단과 30단이 되는 것은 음력 한 달의 날수를 뜻한다. 관측자가 드나들었을 것으로 추측되는 가운데 창문을 기준으로 위쪽 12단과 아래쪽 12단은 1년 12달, 24절기를 상징한다.

경주계림
경주 김씨 시조 김알지의 탄생설화를 간직한 천년의 숲 계림.
첨성대 앞 드넓은 동부사적지구의 고분 위에 달이 걸려 있다. 달빛 아래 거닐다 보면 이내 계림과 만난다. 계림은 경주 김씨의 시조 김알지의 탄생설화를 간직한 천년의 숲이다. 신라 건국당시부터 존재하던 숲으로 당시에는 시림(始林)이라 불렸다. 탈해왕 9년(65)에 왕이 시림 속에서 닭 우는 소리가 들리고 환한 빛이 새어나오는 것을 보고 신하를 보냈는데, 나무에 금 궤짝이 걸려 있고 그 아래에서 흰 닭이 우는 광경을 보았다. 왕이 직접 시림으로 가 궤짝을 열어 보니 사내아이가 있어 아이의 이름을 알지(閼智)라 하고 금궤에서 나와 성을 김(金)이라 하였다. 이후 시림은 계림(鷄林)이라 부르게 됐다.



월정교 야경 (4)
신라 궁성과 남쪽을 잇는 관문으로 경주 야경 맛집 중 한 곳인 월정교.
원효대사와 요석공주의 사랑이야기를 품은 ‘사랑의 길’, 신라 궁성과 남쪽을 잇는 ‘관문. 모두 월정교에 대한 이야기다. 월정교라는 이름은 김부식의 저서 ‘삼국사기’에서 통일신라 경덕왕 19년 ‘궁궐 남쪽 문천에 월정교, 춘양교 두 다리를 놓았다’는 기록을 통해 알려졌다. 월정교는 경주의 야경 맛 집 중 한 곳이다. 문천(남천)위에서 은은하게 빛나는 목조 교량의 자태에 시선을 빼앗기지 않을 수 없다. 월정교 앞에 설치된 징검다리 중간에서 월정교를 감상하기 좋다.

동궁과 월지
경주 제1의 야경명소로 손꼽히는 동궁과 월지. 신라 조경예술의 극치를 보여준다.
동궁과 월지는 경주 제1의 야경명소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문무왕 14년(674)에 궁 안에 연못을 파고 화초를 심고 진기한 새와 짐승을 길렀다고 전한다. ‘안압지’라 불렸던 이곳은 2011년 ‘동궁과 월지’라는 제 이름을 찾았다. 동서 길이 200m, 남북 길이 180m인 월지는 남서쪽의 둘레는 직선인데 반해 북동쪽은 구불구불한 곡선으로 돼 있다. 이 때문에 어느 곳에서도 못의 전체 모습을 한 눈에 볼 수 없어 끝을 알 수 없는 바다와 같은 느낌이 든다. 신라 조경예술의 극치를 보여주는 곳이다. 동궁과 월지에 밤이 찾아오면 임해전이 월지에 반영된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5. 중앙시장 야시장
10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경주의 대표시장 중 한 곳인 중앙시장.
야경 구경도 식후경, 마지막 코스는 야식 천국 ‘중앙시장’이다. 중앙시장은 10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경주의 대표시장 중 한 곳이다. 중앙시장은 밤이 즐겁다. 북편 가로에 아케이드를 설치하고 20개 내외의 한옥형 판매대를 꾸려 다양한 먹거리를 판매하는 야시장이 있다. 판매부스에서는 크림새우, 곱창볶음, 쌀국수 등 다양한 음식을 내어 놓는다. 열심히 야경을 즐긴 후 먹는 야식은 0 칼로리. 경주에서의 아쉬운 밤을 중앙시장 식도락으로 채워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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