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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 인터뷰] “문화예술은 삶을 성찰하게 만드는 에너지”

[미니 인터뷰] “문화예술은 삶을 성찰하게 만드는 에너지”

기사승인 2021. 10. 26.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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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범규 목사/ 한국 그리스도교 신앙과 직제협의회 사무국장
서범규 목사
서범규 목사는 에큐메니칼 문화예술제가 종교를 뛰어넘어 삶을 성찰하게 만드는 에너지가 되길 희망한다./ 김성환 기자
한국 그리스도교 신앙과 직제협의회 사무국장 서범규 목사는 에큐메니칼 문화예술제를 기획해 2019년부터 올해까지 3년째 진행 중이다. 최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만난 그는 “에큐메니칼 문화예술제가 종교를 뛰어넘어 삶을 돌아보고 성찰하게 만드는 에너지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 에큐메니칼이란 단어가 익숙하지 않다.

갈라진 그리스도인들의 일치 운동이자 사회의 평화를 위한 운동이다. 다양한 교파가 신앙 안에서 서로 존중하며 일치를 이루고 그 일치의 힘으로 평화로운 사회, 누구나 행복한 사회를 실현하기 위해 연대하는 것이다. 교회 용어로 사용되고 있지만 세상을 지향한다. 교회의 사회적 책임까지 포함한다. 그동안 천주교, 개신교, 정교회의 교류는 대부분 기도회 등이 위주였다. 참여 계층이 한정적이었다. ‘우리의 말’을 문화예술을 통해 표현하는 장을 만들면 누구나 쉽게 다가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삶과 신앙이 분리된 듯 느껴지는 일상인데 오히려 둘을 전체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비종교인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 올해 행사의 주제가 ‘지구적 관심, 희망의 꽃봉’이다. 어떤 의미인가

팬데믹 이전에도 사는 것이 힘들었고 사람들이 힘을 얻을 곳이 제대로 없었다. 자본주의가 극단화되고 경제적으로만 모든 것이 측정되고 평가받는 시대의 끝에서 팬데믹을 맞았다. 그런데 오히려 타인에 대한 관심, 약자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환경파괴, 기후위기, 먹거리 문제 등 인류 공동의 문제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게 됐다. 연대나 관심이 마음의 연결을 일으키고 이런 마음들이 모이면 새로운 가치를 만들 수 있다. 결국 어려움을 극복하고 새로운 희망을 찾아가는 것은 서로에 대한 관심이다. 성장주의에 상처를 입은 사람들이 팬데믹을 지혜롭게 보내기 위한 생각들을 하고 있다.

- ‘토크마당’ 프로그램 중 ‘팬데믹 이후 지구공동체’라는 주제가 있다. 어떤 변화가 예상되나

두렵다. 지금 사람들은 스스로 격리한 채 개인화가 극대화돼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힘든 것을 공감한다. 팬데믹이 끝난 후에도 이런 마음들이 지속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다만 팬데믹이 사고의 전환, 행동 변화의 계기가 될 수 있다. 서울대학교 종교학과 명상수업에 수강생이 꽉 찬다고 한다. 사람들이 물리적 세계를 초월할 수 있는 새로운 가치를 찾는 거다. 요즘은 진정한 자기초월을 지향하는 영성(靈性)이 관심대상이다. 어느날 미술관에서 그림을 보다가 갑자기 울컥했다. 그동안 물리적 세계에 갇혀 살았구나 싶었다. 삶을 돌아보게 만드는 에너지를 느꼈다. 그림을 보고 음악을 듣고 일상에서 접하는 예술이 물리적 세계에 갇혀서 생각하지 못했던 것을 발견하고 성찰하도록 하는 힘이 된다. 아름답다, 예쁘다는 것을 느끼면서 감동하고 감탄하는 것도 필요하다. 사람들의 삶 속에서 이런 것을 깨닫게 해 주는 것이 앞으로의 종교의 역할이라는 생각이 든다.

- 앞으로 계획은

독일의 ‘교회의 날’ 행사처럼 에큐메니칼 문화예술제가 사람들이 부담없이 왔다가는 장이 되길 바란다. 종교를 뛰어넘어 문화예술로 새로운 가치를 보여주는 기회로 대중에게 확산되면 좋겠다. (신앙과 직제협의회 사무국이 있는) 서울 종로는 선교스테이션으로 굉장히 의미 있는 곳이다. 이 일대 거리에서 다양한 주제로 오랜기간 행사를 할 수 있는 날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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