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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세탁’ 위해 독일로 모여드는 전 세계 ‘불법자금’…연 145조원 초대형 규모

‘돈세탁’ 위해 독일로 모여드는 전 세계 ‘불법자금’…연 145조원 초대형 규모

기사승인 2021. 11. 16.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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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세탁
다크넷을 기반으로 하는 독일내 ‘돈 세탁 서비스’가 성행하면서 세계 각국의 ‘검은 돈’이 독일로 빠르게 흘러들어오고 있다. 유럽국제형사법 연구소는 이런 불법 돈 세탁 규모가 연 100억유로(한화 약 135조410억원)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출처=게티이미지뱅크
독일 경제가 전문적인 글로벌 ‘돈 세탁’ 사업의 표적이 되고 있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독일 서비스형 돈 세탁 범죄조직이 성행하면서 최근 독일로 흘러들어와 세탁되는 불법자금 규모가 크게 증가했다.

유럽국제형사법 연구소(ZEIS)는 14일(현지시간) 독일 공영방송 ARD를 통해 “독일 기반의 ‘다크넷’ 포럼에서 무역 기반의 불법자금 세탁조직이 성장하면서 유럽을 넘어 세계 여러 국가의 돈 세탁 의뢰가 독일로 쏟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다크넷(darknet)은 인터넷 프로토콜과 포트를 사용하지 않고 IP 주소가 공적으로 공유되지 않는 인터넷 네트워크로, 일반적인 검색 수단으로는 포착되지 않는 인터넷 영역이다.

ZEIS가 거래 정황을 포착한 다크넷 사이트에는 ‘30만유로(한화 약 4억5000만원)가 있고 10~20%의 수수료를 지불할 의향이 있다. 돈 세탁을 도와줄 수 있다면 연락하라’는 게시글이 버젓이 올라와있다. 제시하는 의뢰 자금 규모는 천차만별이지만 비슷한 내용으로 독일내 돈 세탁 서비스 회사를 찾는 글이 끊임없이 올라온다.

아른트 진 ZEIS 연구원의 설명에 따르면 유럽내에서 거래할 수 있는 모든 대상이 돈 세탁에 이용되고 있다. 돈 세탁 서비스 조직은 제품 및 서비스에 대한 다양한 형태의 인보이스를 발급하고 있으며 무형의 컨텐츠와 존재하지 않는 각종 배송품목에 대한 청구내용도 활용하고 있다. 이는 기업이 참여하는 전형적인 자금세탁 형태로, 꾸준하게 거래방식이 개발되고 유행하며 새롭게 발전하는 양상을 띠고 있다.

마르쿠스 헤르브란트 자유민주당(FDP)의원은 현재 독일내에서 성행하는 불법 돈 세탁 및 테러자금 조달 상황이 이미 절망적인 상태까지 이르렀다고 진단했다. ZEIS는 매년 약 1000억유로(한화 약 135조410억원)의 검은 돈이 독일로 밀수되고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리사 파우스 녹색당 재정정책 대변인은 “다크넷 무역 기반 자금세탁의 정확한 비율을 추정하는 것은 현재까지 불가능하지만 최근 들어 실제로 매우 심각한 상태임을 드러내는 사례들이 반복적으로 드러나고 있다”고 전했다.

유럽내 ‘돈 세탁 천국’이라는 불명예스러운 이름을 오랫동안 달고 있는 독일은 이전까지 마피아 조직 중심의 불법무기·마약밀매, 인신매매와 현물거래를 통한 돈 세탁 방식이 주로 포착됐다. 하지만 이제 마피아 중심이 아닌 인터넷상의 돈 세탁 서비스라는 새로운 개념의 불법행위가 성행하고 있는 만큼 조사방식 역시 그 흐름에 맞게 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진 ZEIS 연구원은 “지식과 기술 발전에 따라 흐름에 맞는 조사팀을 구성하고 새로운 범죄 방식에 맞는 통제 당국을 조직해야만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현재까지도 독일에서는 절차상의 문제로 극소수의 돈세탁 사례만 법의 심판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돈 세탁 범죄 조사관은 ARD와의 인터뷰에서 “해외에서 들어오는 정보는 조사과정 자체부터 주저되거나 자료 자체가 불완전해 해외와 연계된 수사 단계가 착수되지도 못한 채 묵살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게다가 검사들 중 다수가 자금세탁 수사 절차를 진행하려는 의지가 0인 상태”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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