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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쇄 유턴’한 유럽서 대규모 반대시위…코로나 재확산하는데 “봉쇄는 독재”

‘봉쇄 유턴’한 유럽서 대규모 반대시위…코로나 재확산하는데 “봉쇄는 독재”

기사승인 2021. 11. 21.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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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STRIA-HEALTH-VIRUS-POLITICS-DEMO <YONHAP NO-2450> (AFP)
20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수도 빈에서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조치에 항의하는 시민들이 모여 시위를 벌이고 있다./사진=AFP 연합
최근 유럽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하며 내년 3월까지 50만명의 추가 사망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는 가운데 각국이 다시 봉쇄 카드를 꺼내 들고 있다. 일상회복 기대에 부풀었던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등 몇몇 국가 국민들은 자국 정부의 재봉쇄 조치에 반발하며 연일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오스트리아 정부가 전국 봉쇄 조치를 발표한 다음날인 이날 수도 빈에는 약 3만5000명이 시민들이 모여 정부의 새로운 봉쇄 조치와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렸다.

이들은 호프부르크 왕국 앞 광장에서 북을 치고 오스트리아 국기를 휘두르며 “(봉쇄 조치는) 이제 충분하다” “예방접종 거부” “파시스트 독재 타도” 등 반정부 구호를 외쳤다. 경찰 측은 시위대 가운데 약 10명이 코로나19 규정 위반과 나치 상징물 소유 등을 이유로 체포됐다고 밝혔다.

최근 오스트리아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역대 최다를 기록하자 전날 알렉산더 샬렌베르크 오스트리아 총리는 22일부터 열흘간 전국 봉쇄 조치를 취한다고 발표했다. 또 내년 2월 1일부터 백신 접종을 의무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가디언은 오스트리아의 많은 국민들이 백신 접종에 회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으며 오스트리아의 제3당인 극우 자유당이 이러한 움직임을 주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 시위에도 자유당 지지자들이 대거 참여했는데 헤르베르트 키클 자유당 대표는 비디오 연설에서 정부의 방역 조치를 ‘전체주의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코로나19에 감염돼 이날 시위에는 직접 참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스트리아의 언론인이자 작가인 마이클 본발롯은 “현재 오스트리아 인구의 20~25%가 정부의 방역 조치에 불만을 가진 것으로 보이는데, 극우파들은 이들의 불만을 이용하려 한다”며 “코로나19 방역에 대한 불만뿐만 아니라 반유대주의 음모론을 부추겨 여론을 형성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네덜란드에서는 이틀 연속 방역 조치 반대 시위가 벌어져 경찰과 무력 충돌을 빚는 등 과격 시위로 변질됐다. 이날 암스테르담과 헤이그, 브레다에는 수천 명의 시민들이 집결해 정부의 코로나19 대책에 항의했다. 오전에는 시위가 평화롭게 진행되는 듯했지만 오후 들어 성난 시민들이 불을 지르고 구급차에 돌을 던지는 등 격렬해졌다. 시위대를 진압하기 위해 무장경찰과 물대포가 동원됐고 최소 7명이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도 로테르담에서 시위가 폭력 사태로 번지면서 경찰이 경고사격에 이어 실탄까지 발사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경찰은 시위대 해산을 위해 물대포를 발사했고 이번 시위에서 경찰을 포함해 최소 7명이 부상하고 51명이 체포됐다. 경찰 대변인은 “여러 번의 경고 사격에도 상황이 너무 위험해져 실탄을 발사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네덜란드는 지난 9월 25일 코로나19 조치를 대부분 완화했지만 이후 확진자가 급증하자 지난 13일부터 부분적인 봉쇄 조치를 부활시켰다.

스위스와 이탈리아에서도 이날 수천 명이 모여 코로나19 제한 조치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며 유럽에서는 정부와 봉쇄 조치에 반대하는 세력 사이에 갈등이 심화하는 모양새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는 유럽에서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긴급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내년 3월까지 50만명의 사망자가 발생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한스 클루게 WHO 유럽 사무국장은 “겨울철에 접어드는 가운데 백신 접종률이 낮고 전염성이 강한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유행하면서 유럽에서 코로나19가 재확산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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