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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역사적 과오 묻어둔 채 떠난 전두환 전 대통령

[사설] 역사적 과오 묻어둔 채 떠난 전두환 전 대통령

기사승인 2021. 11. 23.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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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90) 전 대통령이 22일 지병으로 사망했다. 육사 동기이면서 쿠데타 동기였던 노태우 전 대통령이 사망한 지 28일 만이다. “북녘 땅이 보이는 전방 고지에 백골로 남아 통일의 그날을 맞고 싶다”는 유언을 남겼다. 하지만 쿠데타와 5.18 민주화 운동 유혈진압 등 역사의 오점을 사과하지 않고 떠나 암울했던 순간이 진실규명도 안 된 채 묻히게 돼 아쉽다.

전 전 대통령은 1979년 박정희 전 대통령 피살 사건 당시 국군보안사령관으로 그해 12월 12일 쿠데타를 일으키고 1980년엔 5.18 민주화를 유혈 진압했다. 이후 11, 12대 대통령을 연임했다. 1987년 민주화 요구에 밀려 6.29선언을 하고 1988년 백담사에 칩거했다. 1996년 내란죄 등으로 무기징역, 추징금 2025억원이 선고돼 수감 중 1997년 특별사면 됐다.

쿠데타와 5.18 민주화 무력진압 등을 사과하지 않은 것은 역사에 큰 죄가 분명하다. 그러나 경제 지표로 볼 때는 물가 안정과 경제성장을 이룬 대통령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인천공항 건설, 의료보험 도입, 대통령 단임제, 88년 서울올림픽, 야간 통행금지 해제, 중고생 두발 자유화 등도 전 전 대통령 때의 일이다. 악명 높은 삼청교육대도 마찬가지다.

1980년 한국은 매우 어려워 GDP 성장률 -1.6%, 소비자물가 상승률 28.7%, 실업률 5.2%였다. 전 전 대통령 재임 기간(1980~1988) GDP 성장률은 -1.6%에서 12.0%로 올라섰다. 실업률은 5.2%에서 2.5%로, 물가상승률은 28.7%에서 7.1%로 떨어졌다. 경상수지도 -69억 달러가 127억 달러 흑자가 됐다. 이런 성과는 당시 김재익 청와대 경제수석의 역할이 컸다.

대통령은 국가 최고 지도자로 사후엔 반드시 공과에 대한 평가를 받게 마련이다. 사람마다, 정권에 따라 평가가 달라지기도 한다. 쿠데타와 내란, 학살 등은 그것대로 냉혹한 평가를 받고, 경제성장을 이룬 것은 또 그대로 평가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 당장 장례절차와 조문 등을 두고 정치적 논란이 일 텐데 감정보다 법과 원칙, 냉철함이 발휘돼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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