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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금형 감수하고 월세값 높인 파리의 ‘얌체’ 집주인들

벌금형 감수하고 월세값 높인 파리의 ‘얌체’ 집주인들

기사승인 2021. 11. 30.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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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시내 월세 광고 중 3분의 1이 불법
추가비용 명목으로 최종 월세가격 높여
프랑스
아베-피에르 재단이 29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8월 1일부터 2021년 8월 1일까지의 파리 내 월세 광고 1만 5천 개 중 35%가 법적 허용가보다 더 높았다./사진 출처=www.gouvernement.fr
프랑스 파리의 주택시장이 불법 월세 논란으로 들썩이고 있다. 소외계층의 주거난이 여전히 심각한 상황임에도 자기 잇속만 채우려는 얌체 집주인들이 벌금형을 감수하고 월세가격을 올린 탓이다.

아베-피에르 재단이 29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파리 시내의 월세 광고 중 3분의 1이 불법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매체 리베라시옹은 특히 파리 1구, 7구, 9구, 16구의 월세 가격이 법적 허용가보다 훨씬 더 높았다고 보도했다.

파리 시민들의 후원으로 운영되는 아베-피에르 재단은 1987년 소외계층의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 창설됐다. 아베-피에르 재단은 재산이나 사회적 지위와 상관없이 어느 누구라도 본인만의 주거 공간을 가지고 최소한의 생활 수준을 누릴 권리가 있다고 보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8월 1일부터 올해 8월 1일까지의 파리 시내 월세 광고 1만5000여건 중 35%가 법적 허용가보다 더 높았다. 특히 20~40㎡ 면적의 월세 광고일수록 ‘ELAN(L‘evolution du logement, de l’amenagement et du numerique)’을 무시하는 경향이 크게 나타났다.

파리시가 2018년 11월 5년 동안의 시범기간을 두고 도입한 ELAN 법은 파리의 빈 사무실을 주거용으로 전환하는 등 주거시설 확충, 노숙자를 위한 주거공간 마련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이 법에서 규정한 월세 상한선 제도의 경우 집주인은 면적(㎡)을 기준으로 측정된 월세 가격 인상 하한선을 20% 이내로 규제하고 있다. 다시 말해 파리의 집주인들은 시가 법으로 정해놓은 상한선을 초과해 월세를 인상할 수 없다는 얘기다.

그러나 일부 집주인들은 법의 사각지대를 이용해 월세를 상한선보다 높게 받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 관리비나 기타 비용 명목으로 세입자들에게 각종 부담을 안겨 사실상 월세를 인상하는 것이다. 아베-피에르 재단이 분석한 월세 광고 중 법적 허용 기준을 무시한 주택의 평균 월세 가격은 각종 비용을 제외하고 1229유로(한화 174만원)였다. 이미 파리시가 정해놓은 상한가를 196유로(한화 26만원) 초과한 셈이다.

재단 소속 마뉴엘 도메그씨는 “파리시는 ELAN 법에 엘리베이터 이용료, 공동 전기료 등 모든 명목을 세세하게 명시하지 않았다”며 “일부 집주인들은 이런 법의 허점을 이용해 법적 허용가보다 더 높은 월세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파리시에서 정한 적정 월세 가격보다 1년에 2400유로(한화 322만원)를 더 내는 세입자들은 비싼 월세를 충당하기 위해 타 비용을 절감할 수밖에 없다”라고 개탄했다.

이 같은 집주인들의 꼼수는 결국 지역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비싼 월세를 감당해야 하는 젊은 커플이나 어린 학생들이 지갑을 굳게 닫을 수밖에 없고, 결국 소비 축소가 내수경제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번 보고서가 발표된 이후 파리시는 즉각 대책마련에 나섰다. 우선 법적 기준보다 더 높게 월세 가격이 형성된 주택시장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는 한편, 일부 집주인들이 ELAN 법의 사각지대를 오용하지 못하도록 월세 외 추가 비용의 구체적인 목록을 만드는 등 해당 법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여기에 불법을 불사한 집주인에게 부과하는 벌금을 현행 5000유로(한화 672만원)에서 1만유로(한화 1345만원)로 올리는 등 효과적인 해결책을 강구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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