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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우리가 동네북?…선거철만 되면 선심성 공약에 우는 카드사·보험사

[취재후일담]우리가 동네북?…선거철만 되면 선심성 공약에 우는 카드사·보험사

기사승인 2021. 12. 02.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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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활동이 이익을 내는 것인데 이익이 났다고 바로 내놓으라고 하니 이익을 낼 필요가 없죠.”

카드사·보험사들의 하소연입니다. 요즘 카드사와 보험사들은 가맹점 수수료율 재산정과 보험료 인상을 두고 정부와 갈등 중입니다. 특히 내년에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어 카드사들과 보험사들이 제 목소리도 내기 힘든 상황입니다. 정부 역시 이들의 사정을 이해는 하고 있지만 여론의 눈치를 봐야 하는 입장이라 선뜻 결론을 내기도 힘듭니다. 그래서인지 이미 끝냈어야 할 카드사 가맹점 수수료율 재산정은 계속해서 미뤄지고 있습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카드사는 3년마다 진행하는 가맹점 수수료율 재선정을, 보험사들은 실손보험료와 자동차보험료 인상을 추진 중입니다. 정부는 카드사와 보험사에 올해 역대급 이익을 낸 만큼 고통분담 차원에서 인하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업들의 입장은 다릅니다. 올해 흑자는 마른 수건을 쥐어짠 ‘불황형 흑자’로 이제는 더 이상 쥐어짤 구멍이 없다는 겁니다. 뿐만 아니라 정부가 인하하라는 가맹점 수수료율이나 실손보험료, 자동차보험료 모두 이미 적자 구조로 적자폭을 더 키우라는 정부의 요구는 부당하다는 설명입니다.

일례로 자동차보험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랫동안 자동차보험을 운영한 DB손해보험이 60년 역사상 단 4차례만 흑자를 거뒀다고 합니다. 그것도 올해를 포함해서 말이지요.

보험료의 경우는 서민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데다 자동차보험은 의무보험인 만큼 정부의 입김을 피할 수 없습니다. 가맹점 수수료율도 소상공인과 밀접하게 연관된 만큼 대선시기만 되면 선심성 정책의 희생양이 되곤 합니다.

올해도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를 앞두고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가닥이 잡히고 있는 모습입니다. 이미 지난 12년 동안 연이어 13번이나 인하돼 90%가 수수료율 0%대를 적용받고 있는 데도 말이지요. 자동차보험도 인상에 정부가 난색을 표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이동량이 줄면서 일시적 손해율 개선에 따른 결과임에도 이익이 났으니 보험료를 인하하라는 논리입니다. 어찌보면 카드사나 보험사들이 대출 등 본업을 제치고 다른 가욋일에 집중하는 것도 무리가 아닙니다.

물론 물가상승에 직접적인 요인이 되는 보험료라든지 소상공인과의 상생을 위한 적정 가맹점 수수료율의 산정을 필요하지만 이미 적자인 상태에서 선심성 공약으로 기업의 희생만 강요하는 것은 아닐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 기업에 종사하는 직원들 역시 서민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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