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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중 평가원장, ‘불수능 논란’에 “1등급 수험생 어렵다고 느꼈을 개연성 있어”

강태중 평가원장, ‘불수능 논란’에 “1등급 수험생 어렵다고 느꼈을 개연성 있어”

기사승인 2021. 12. 09.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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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 "전체 수험생 주목하면 '과연 어렵기만 한가' 의문" 반론도
"전례 없어 6월, 9월 모평 거치면서 우려 줄이기 위해 애써"
"생명과학Ⅱ 집행정지 처분 수송 결과 예단않고 일정 지키기 위해 노력"
22학년도 수능 채점 결과 발표에 앞서 발언하는
강태중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9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채점 결과 발표에 앞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지난달 18일 치러진 올해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의 난이도 조절 실패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수능 출제를 맡았던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하 평가원) 측은 “출제자들이 예상했던 것과 학생들이 체감하는 수준이 달랐다”고 밝혔다.

강태중 평가원장은 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2학년도 수능 채점 결과 발표’ 브리핑에서 “1등급대를 중심으로 그 수험생들에 주목한다면 학생들이 조금 어렵다고 느꼈을 개연성은 충분히 있다”면서도 “하지만 2·3등급까지 전부 감안해 전체적인 수험생들을 주목해 보면 ‘과연 어렵기만 한가’ 이런 (의문)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능은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기준으로 수험생들의 학업 성취율을 평가하는 시험”이라며 “평가 결과는 대입 전형 자료로 쓰여 그 문항들은 성취도 변별력을 갖도록 출제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강 원장은 “올해 수능은 2015 개정 교육과정을 적용하는 첫번째 시험으로 전례가 없었다”면서 “6월과 9월 2번의 모의평가를 거치며 우려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나름 애를 썼다”고 해명했다.

그는 과학탐구 영역 생명과학Ⅱ 20번 문항에 대한 법원의 집행정지 처분 소송 결과에 따른 대응에 대해서는 “(법원 판단을) 예단하지 않고 대입 일정을 지킬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다음은 강태중 교육과정평가원장과 기자들이 나눈 질의응답 요지.

- 영어 1등급 비율이 적정하다고 보나. 평가원이 영어 절대평가 도입 후 난이도 조절에 실패한 것 아닌가.
= 영어가 절대평가 대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출제를 하는 입장에서 고려하는 것은 무엇보다 교육과정에 정해진 기준에 충실하게 문항이 출제돼야 한다는 점이다. 일차적으로 영어 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충분히 교육과정 목표를 달성해 가고 있는가를 염두에 두고 출제하게 된다.

반면 여전히 그런 취지가 있더라도 수능은 어느 정도 변별력을 낼 수 있어야 한다. 특정한 등급의 비율이 바뀌게 되는 것은 단순히 출제 경향을 통해서만 나타나는 현상은 아니다. 그외 다른 요인이 상당히 많을 수 있다. 저희가 최선의 노력을 기울지만 기대하는 통계치를 얻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는 점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 수험생이 수능 난이도를 높게 체감하는 이유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학력격차로 보나.
= 국가 수준 학업성취도평가를 통해 코로나19 영향이 없지 않다는 점을 확인해 이 영향을 절대적으로 부인할 수는 없겠다. 하지만 수능에 (코로나19가) 아주 분명히 드러났는가는 조금 더 분석해 봐야 알 것 같다.

- 평가원은 이번 수능이 ‘그리 어렵지 않다, 다소 쉬웠다’고 평가했는데 수험생들이 ‘역대급 불수능(아주 어렵게 느껴지는 수능)’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무엇인가.
= 역대급 불수능이라고 말하지만 사실 ‘어렵다’ ‘쉽다’에 대해서는 좀 더 신중하게 표현해야할 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1등급대를 중심으로 그 수험생들에 주목한다면 학생들이 조금 어렵다고 느꼈을 개연성은 충분히 있다. 하지만 2·3등급까지 전부 감안해 전체적인 수험생들을 주목해 보면 ‘과연 어렵기만 한가’ 이런 (의문)점이 있다.

- 수학 표준점수 최고점이 (지난해보다) 무려 10점이 뛰었다. 이 정도면 난이도 조절 실패라고 봐야 되는 것 아닌가. 선택과목 도입을 해서 그런 것 인가.
= 표준점수 최고점은 실제로 난이도에만 관련돼 있지는 않다. 과목들이 많아서 일률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평균 근처 학생들이 조금 더 몰려 있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볼 수 있다. 이것은 총체적으로 보면 수험생들 사이의 차이가 좁아졌다고 볼 수 있다. 표준점수 최고점이 예년보다 높다는 것이 ‘난이도가 크게 달라진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 점은 좀 더 세밀한 분석이 필요하다.

선택 유불리와 관련해서는, 지금 특히 수학에 관심을 두면서 과목에 따라서 수험생의 성적이 달라질 것이다라고 짐작을 하면서 유불리 문제를 다루고 있다. 선택을 달리하면 경우의 수가 달라진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유불리가 어느 한 방향으로 항상 나타날 것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

- 수학 1등급 내 여학생 수가 지난해보다 줄었다. 1등급 내 남녀 격차 상당한데, 문·이과 통합 수학 시행의 여파로 판단하나.
= 문·이과 통합을 해서 여성 점수가 떨어졌다고 하는 것은 너무 지나친 속단이다. 여러가지 생각해볼 수 있다. 우리가 전국 학생들을 대표로 표집해서 성취도평가를 할 경우 일반적인 경향은 언어 영역에서 여학생이 우위를 보이고, 수학이나 과학 영역에서 남학생이 우위를 보인 경향들이 있어 왔다.

하지만 갈수록 이런 경향은 바뀌고 대체로 거의 전 영역에서 여학생이 우위를 보여왔다고 볼 수 있다. 적어도 평균적으로는 그렇다. 많은 요인을 감안하면 질문처럼 단순하게 이해하거나 해석하기는 무리가 있다.

- 올 수능에서 문·이과 통합으로 인문계 학생들이 불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실제 이런 예상이 현실화됐는지 궁금하다.
= 대입 전형 최종 결과에서 ‘유리하다’ ‘불리하다’를 판단하려면 결국은 수능 성적뿐만 아니라 그 수능의 성적을 활용하는 각 대학들이 실제로 수능 성적을 어떻게 활용해서 전용하는지까지 따져야 한다.
그래서 수능 출제에 따라 유불리가 결정된다고 먼저 전제하고 논의를 하는 데는 여러 위험이 따른다. 유불리 문제는 좀 더 조심스럽게 이야기해주시기 간곡히 부탁드린다.

- 수험생 선택권을 위해 국어와 수학 선택과목별 표준점수 차이를 공개해 달라고 요청하는 목소리가 많다. 비공개 방침에 변화가 있나. 비공개 이유는 뭔가.
= 수험생과 학부모, 교사 입장에서 모든 정보를 얻기를 바라는 점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정보를 주지 않는 것은 숨기려는 것이 아니라 이 정보를 활용하는 것으로 진정한 도움을 얻을 수 있느냐는 점이 걱정되기 때문이다. 이 부분과 관련해서는 실제로 정보를 제공하고 이용하는 데 위험이 없을 정보를 주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오늘(9일) 생명과학Ⅱ 20번 문항에 대한 법원 집행정지 가처분 결과가 나오고 인용이 될 경우 (10일 예정된) 해당 과목 선택한 학생들 성적표 배부 절차는.
= 현재 이 부분을 예단하고 있지 않다. 기본적으로 이미 정해진 대입 일정을 지켜나갈 것이고 그것을 위해 최선의 노력 다하겠다. 만약 그런 조건을 감안해야 할 경우가 있으면 손 놓고 있지 안고 최선의 준비를 해서 누가 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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