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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탄소중립시대의 K-스마트팜

[칼럼] 탄소중립시대의 K-스마트팜

기사승인 2022. 01. 17.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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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대학교 스마트원예학과 겸임교수 이인규

연암대학교 스마트원예학과 겸임교수 이인규

  

토마토 1개를 재배하기 위해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량이 무려 167 리터이다. 이는 토마토를 수확해서 운반하고 저장하는 유통물류비는 제외한 것이니 소비자에게 도착하기까지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이보다 훨씬 웃도는 양일 것이다.


이해를 돕기 위해 예시를 들어보도록 하자. 
성인 1명이 한달동안 수도 사용으로 인해 발생되는 온실가스량은 2.27 kgCO2eq, 한달동안 쓰레기 배출로 발생되는 온실가스량은 2.84 kgCO2eq인 것을 감안하면 토마토 1개를 수확하기 위해서는 그대가 3일 동안 사용하는 수돗물 또는 3일 동안 버리는 쓰레기에 버금가는 온실가스를 배출한다는 의미이다. 성인 1명이 지하철을 이용할 경우 1km 당 26 gCO2eq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니 토마토 1개를 먹으면 강북에서 강남으로 출근한 것과 진배없다. 토마토 1개가 배출하는 온실가스량은 여러분이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충격적이다.

광합성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소비하는 농산물인데 왜 이토록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한다는 말인가? 오히려 온실가스를 줄이는데 기여를 하는게 농산물 아니었던가?

이유는 작물 생육환경을 맞추기 위해 소비되는 난방비가 문제인 것이다.
등유 보일러를 사용하는 1ha (약 3,000평) 온실 스마트팜에서 연간 사용되는 기름은 26만 리터에 이르고, 700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다. 가히 화석연료 중독이라 할 만하다. 심각한 기후위기를 겪고 있는 지금, 인류의 먹거리를 확보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미래농업을 위해서는 반드시 화석원료에서 벗어나 농업의 에너지 대전환이 필요하다.

화석원료를 대체할 수 있는 에너지 전환을 위한 방안 가운데 주목할 만한 것은 발전소 온배수와 산업단지의 폐수, 생활하수 등 다양한 미활용 수자원이 존재하는 국내에서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미활용 열원은 해수를 쓰는 발전공기업에서만 발생하는 게 아니다. 사용하는 물의 종류만 다를 뿐 대형공장을 비롯한 산업단지는 물론 도시 하수처리장 등에서도 대규모로 나오기 때문이다. 

현재 6개 발전공기업의 온배수 배출량만 열량으로 환산해도 9억634만Gcal다. 이 열량을 도시가스로 생산하려면 60조원가량이 소요된다. 이를 감안하며 6개 발전공기업에서 버려지는 9억Gcal의 온배수 열에너지만 따져도 국가적으로 얼마나 엄청난 에너지낭비가 발생하고 있는지를 쉽게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제철소를 비롯 산업단지와 도시에서 발생되는 하수처리장, 심지어 댐용수, 하천수 등 우리 주변에서 활용되지 못하는 열원은 무궁무진하다. 이를 활용할 수만 있다면 농산물 생산에 투입되는 어마어마한 화석원료를 대체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최근에는 온실가스배출권 거래제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중공업 제조업계에서 위기감을 호소하고 있다. 한 대형 철강제조사는 이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자사의 철강 생산시설에서 배출되는 폐열을 활용한 스마트팜 사업을 구상 중이다. 이를 통해 자체적으로 온실가스 배출권을 확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농업의 탄소중립 에너지 전환에 기여하고 국내 시설농가들과의 상생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미활용 열원을 활용한 스마트팜 사업에 대한 기술적 검토가 여러 기관에서 이미 상당히 진행되고 있으니 농업분야의 에너지전환이라는 큰 흐름은 시작되었다고 볼수 있다.

대규모 수열원 확보가 가능한 지역을 중심으로 획기적인 에너지저감형 스마트팜 단지를 조성하게 된다면 온실가스 저감 효과뿐 만 아니라 우수한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그간 한국농업의 숙원이었던 국산 농산물의 해외수출 확대에도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농업분야의 에너지 전환,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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