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공룡들이 엄청난 부채를 짊어진 중국의 부동산 산업이 상당히 심각한 국면에 직면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해주는 만평. 부채 버블이 터질 경우 경제에 치명타가 될 것이 확실하다./제공=징지르바오.
중국의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이 4%에 겨우 턱걸이를 함에 따라 올해 역시 상당히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최악의 경우에는 목표로 하는 5% 이상의 성장을 실현하기 어려울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징지르바오(經濟日報)를 비롯한 언론이 국가통계국의 17일 발표를 인용, 이날 보도한 바에 따르면 중국의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동기에 비해 4.0% 증가했다. 블룸버그 통신이 제시했던 당초 예상치 3.6%보다는 약 0.4%포인트 높기는 했으나 1분기와 2분기의 18.3%, 7.9%에 비하면 현저하게 낮은 실적이라고 해야 한다.
심지어 3분기의 4.9%보다도 낮았다. 시간이 갈수록 지속적으로 수치가 낮아졌다는 사실에 비춰보면 올해 상반기에도 전망은 밝다고 하기 어렵다. 지난해 전체적으로 당초 목표인 6% 이상보다 최대 2.1%포인트 증가한 8.1% 성장했다는 사실에 기꺼워하지 말아야 한다는 얘기가 된다.
이유는 하나둘이 아니다. 성장률의 지속 하락이 말해주듯 성장동력이 작동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우선 꼽을 수 있다. 글로벌 원자재 가격의 급등, 공급체인의 병목 현상 등이 올해에도 여전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그럴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헝다(恒大)그룹을 비롯한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너 나 할 것 없이 빠져든 채 헤매는 부채 버블이 폭발 일보 직전이라는 현실 역시 거론해야 한다. 만약 버블이 터진다면 전체 GDP의 30% 가까이를 차지하는 부동산 산업은 거의 궤멸 위기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전체 경제에 엄청난 타격을 가할 것이라는 사실은 굳이 설명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빅테크(거대 기술기업), 교육기업 등에 대한 당국의 끝 없는 규제도 올해 경제를 부정적으로 보게 만드는 요인으로 손꼽힌다. 올해도 규제가 풀리지 않는다면 분위기 반전이 어려워지면서 성장률 반등은 불가능하게 된다. 이 경우 이들의 실적 악화는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쏟아져 나온 실업자들이 누적 100만명을 훌쩍 넘을 가능성도 크다.
중국 경제 당국이 지난해보다 1%포인트 낮은 5% 이상으로 올해의 성장률 목표를 정한 것은 현재의 여러 어려운 상황을 감안한 결정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의 기조가 그대로 이어진다면 상황은 진짜 어려워진다. 자칫 잘못하면 저성장 늪으로 빨려들어가지 말라는 법도 없다. 중앙은행인 런민(人民)은행이 경기부양을 위해 최근 금리를 잇따라 내리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 아닌가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