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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삼성물산 패션, 수익 증가에 아쉬운 시선

[취재후일담] 삼성물산 패션, 수익 증가에 아쉬운 시선

기사승인 2022. 01. 18.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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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코로나19 여파에도 실적 대박행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삼성물산 패션 부문의 매출액은 전년(1조751억원)보다 15.4% 늘어난 1조2407억원으로 상당히 선방했습니다.

영업이익은 807억원으로 3분기 역대 최고 누적 영업이익률인 6.5%를 달성하기도 했죠. 2020년 446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던 것을 생각하면 실적 개선도는 놀라울 정도입니다.

이처럼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호실적을 거둔 배경엔 수입 브랜드를 중심으로 브랜드를 재편한 전략이 제대로 먹혀 들었기 때문입니다. 삼성물산에 따르면 하트 모양에 알파벳 로고로 유명한 아미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210%나 뛰었으며, 여우 로고로 인기를 끈 메종키츠네는 80% 정도 증가했습니다. 이와 함께 최근에는 편집숍 비어커에서 선보인 후즈, 가니, 단톤, 스튜디오 니콜슨 등 다양한 해외 브랜드들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 중입니다.

다만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갤럭시, 빈폴, 구호 등 자체 브랜드 개발이 많았던 제일모직 시절(1954년~2014년)과 달리 삼성물산에 합병된 이후에는 8년간 ‘코텔로’라는 브랜드 단 한 개만 출시됐기 때문인데요.

물론 국산 제품보다 해외 명품을 선호하는 MZ세대를 의식해 ‘해외 신명품’ 발굴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은 이해하지만, 국내 대표 의류업체인 삼성물산이 해외 명품을 소개하는 ‘중간역할’에만 그치고 있다는 것은 안타까운 부분입니다.

특히 수입 브랜드 중 상품 기획과 디자인까지 참여할 수 있는 라이선스 계약은 단 한 건도 없고, 단독 수입만 진행하고 있다는 업계의 시선도 있습니다. 패션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물산이 수익 창출에 신경 쓰다 보니 자체 브랜드 개발이 좀 떨어지고 있는 것 같긴 하다”며 “최근 신(新)명품으로 실적이 회복세를 보이며 사업 포트폴리오가 한쪽으로 치우친 것 같다는 느낌은 든다”고 지적했습니다.

지금처럼 자체 브랜드 개발은 소홀하고, 해외 브랜드 유치에만 신경을 쓰다보면 당장은 좋은 수익을 거둘 순 있을 것입니다. 물론 수익을 어떻게든 내야 하는 기업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를 합니다. 그러나 장기적으론 자체 고유의 브랜드를 잘 키우는 것이 가장 탄탄한 수익처 역할을 할 것이라고 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샤넬·루이비통 등이 탄생하지 말라는 법은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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