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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회장, 대우조선 ‘새주인’ 찾기 나서…“현대중공업 소송 필요”

이동걸 회장, 대우조선 ‘새주인’ 찾기 나서…“현대중공업 소송 필요”

기사승인 2022. 01. 27.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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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불승인은 '자국 이기주의'"
현대重 가처분 소송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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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지난 3년간 공들인 대우조선해양 정상화 방안을 전면 재검토한다. 유럽연합(EU)이 대우조선과 현대중공업 간 기업결합을 승인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추후 이 회장은 대우조선의 ‘새 주인’ 찾기에 중점을 두고, 민영화 작업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이동걸 회장은 27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EU의 기업결합 불승인은 철저한 ‘자국 이기주의’에 근거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의 산업이 EU의 결정에 일방적으로 끌려가지는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추후 현대중공업의 가처분 소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U 불승인은 자국 이기주의…현대重 소송 필요”

앞서 지난 13일 EU 경쟁당국은 대우조선과 현대중공업의 기업결합을 불승인했다. 이에 지난 3년간 이 회장이 ‘플랜A’로 내세워 추진했던 대우조선 정상화 작업이 수포로 돌아갔다. EU 측은 양 사 결합이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시장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형성해 경쟁을 저해한다고 봤다. 이에 일각에선 이 회장이 독과점 우려에 대한 대처를 철저히 하지 않았다는 ‘책임론’도 나온다.

이 회장은 이에 대해 “독과점 우려에 대한 대응을 제대로 해 왔다”며 “이번 거래가 대우조선과 우리나라 조선업에 갖는 중요성을 고려해서 EU공정위원장과 화상 회의를 했고, EU 경쟁당국과 산은 경영진 서신 발송 등으로 노력했다”고 해명했다.

산업은행 주도의 이번 인수합병(M&A) 실패에 따라 대우조선이 경쟁력을 잃었다는 비판도 잇따른다. 이에 이 회장은 “그동안 대우조선 경쟁력과 재무상태에는 부정적 영향이 없다는 생각”이라며 “과거 대우조선은 원가율이 100%에 초과하는 저가 수주 위주였으나, 합병 추진 3년 간 견제와 외부 시각에 과도한 덤핑은 오히려 적어졌다”고 했다.

이 회장은 우리나라 조선산업의 발전을 위해 각 조선사가 ‘특화전략’을 구상해야한다는 의견도 내놨다. 이 회장은 “우리나라 조선 3사는 붕어빵을 찍어내듯 모든 부분에서 똑같이 경쟁하는 과잉 규모의 산업”이라며 “이 과정에서 침체를 맞으니 대우조선의 장기 회생 가능성은 굉장히 희박했다”고 말했다. 이어 “조선 3사가 알아서 특화전략으로 경쟁을 빗겨가는 방안 등을 심각히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우조선 ‘새 주인’ 찾기 계속…매각땐 신주 발행으로
이날 기자간담회에선 이 회장이 내놓을 대우조선 정상화 방안 ‘플랜B’에 관심이 집중됐다. 하지만 이 회장은 방향성만 제시한 채 구체적인 방안은 내놓지 않았다. 다만 이 회장은 “국내 조선산업 발전을 위해 대우조선해양의 주인 찾아주기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간 이 회장은 경영상황이 악회된 기업에게 ‘새 주인’을 찾아주는 방식으로 기업의 정상화 작업을 이뤄왔다. 예를 들면 금호타이어를 중국 더블스타에 매각하거나, 두산인프라코어를 현대중공업 매각하는 등이다. 과거의 경험을 토대로 이 회장은 이번에도 대우조선의 ‘새 주인’ 찾기에 중점을 두겠다는 복안이다.

대우조선에 신규 자금 투입과, 관리를 책임질 주체가 필요하다는 게 이 회장의 일관된 입장이다. 이 회장은 대우조선의 매각에 대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뒀다. 매각 방식으로 전체 매각과 분할 매각 등, 인수자로 조선사와 비조선사를 가리지 않을 예정이다. 하지만 대우조선의 해외 매각은 불가능하다고 못을 박았다. LNG선 같은 국가 고유 기술을 지켜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이 회장은 “매각과 관련해서는 구주 매각 보단, 새로운 자금이 유입되는 신주 발행 방식의 투자유치에 중점을 둘 것”이라며 “대우조선의 잠재 부실과 규모를 보면, 거액의 자금으로 구주를 인수하고 신규 자금까지 투입할 수 있는 기업은 국내에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산업은행은 오는 3월까지 대우조선에 대한 경영 컨설팅을 진행해 현황을 살펴볼 계획이다. 컨설팅 결과를 토대로 정부 및 이해관계자들과 논의를 거쳐 중장기 관리방안을 수립한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현재는 전면 재검토가 필요한 상황으로 구체적인 플랜B는 말하기는 곤란하다”면서 “최근 원자재 가격 급등, 대규모 영업 손실 대내외 여건 급속도 변화 등 많은 상황과 변화를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회장은 쌍용차에 대해선 “산업은행은 쌍용차가 제출할 회생계획안을 검토하는 관계자 중 하나”라며 “산은은 쌍용차의 채무변제 계획을 중심으로 회생계획안에 대한 의사결정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회생게획안 동의가 에디슨 측이 제시한 사업계획에 동의했다는 것을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 회장은 쌍용차 인수 작업에 나선 에디슨모터스에 대해서는 “(에디슨모터스가) 대출 받아 사업을 하겠다고 하는데, 이는 M&A 중에서 가장 안 좋은 방식인 전형적인 LBO”라며 “우리는 에디슨모터스 측의 사업 계획성을 따져보겠지만, 그와 별개로 에디슨 측이 얼마만큼 돈을 지원할지 굉장히 신경을 써가며 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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