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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2022년 수출 회복의 길

[칼럼] 2022년 수출 회복의 길

기사승인 2022. 01. 27.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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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연구원 이상호 경제정책팀장
지난해는 연간 수출액이 6445억 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기념비적인 해였다. 2020년에 비해 무려 25.8%나 늘어난 수치다. 이로써 한국은 이탈리아를 제치고 9년 만에 세계 8위의 무역대국으로 올라섰다. 특히 지난해 코로나 재유행으로 미국(2021.9월 6.0% → 2021.12월 5.6%)·중국(8.5%→8.1%) 등 주요국의 경제전망이 줄줄이 하향 조정되는 가운데 한국의 성장률이 4.0%로 지탱될 수 있었던 일등 공신도 수출 덕분이었다.

올해는 연초부터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이 12대 수출 주력 업종을 영위하는 매출액 1000대 기업들을 대상(150개사 응답)으로 ‘2022년 수출 전망’을 조사한 결과, 올해 수출은 작년 대비 3.2%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주요기관의 전망치는 더 어둡다. 한국은행은 올해 수출 증가율을 1.0%, 정부는 2.0%로 내다보았고 그나마 높게 본 곳이 KDI인데 4.7%에 그쳤다. 지난해 25% 이상 늘어난 실적과 비교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수출 전망이 나쁜 이유는 무엇일까? 한경연의 조사에 따르면 올해 수출이 작년 대비 감소할 것으로 전망한 기업이 10곳 중 4곳인데, 그 원인으로 기업규제·인건비 상승 등 국내 제도적 요인으로 인한 수출 경쟁력 악화(28.9%), 수출 대상국의 경제 상황 악화(27.6%), 미중갈등, 한일갈등 등 외교문제(16.4%), 글로벌 공급망 훼손에 따른 생산 차질(13.2%) 순으로 꼽았다. 여기서 주요국 경기둔화나 외교문제, 공급망 교란처럼 우리가 통제하기 힘든 대외요인들이 득실대는데 이를 제치고 국내 제도적 요인을 1순위로 지목한 대목이 눈에 띈다. 우리가 국내기업들에게 갖은 규제의 족쇄를 채우고 해외기업들과 경쟁하라고 내몰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된다.

기업의 가장 큰 적은 불확실성인데 올해는 수출환경 관련 변수가 너무 많아 기업 경영하기 정말 힘든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원자재 가격은 작년 하반기부터 치솟더니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고, 환율은 美 연준의 갑작스러운 통화정책 정상화 신호에 놀라 1200원 수준까지 치솟았다. 통상분야에선 한국의 3대 교역국인 미·중·일 관련 갈등이 격화되고 글로벌 보호무역주의가 거세지는 모양새이다. 코로나 신종변이 출연이 반복되면서 세계 경기회복 여부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정책은 무엇일까? 내가 만난 기업들은 원자재 등 물가 안정에 대한 정부 정책이 가장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함께 미중갈등, 한일갈등 등 외교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금융·세제 지원 및 수출처 다변화 지원 등 정부정책을 통해 기업 수출 경쟁력을 강화시켜줄 것을 주문했다.

지난 20여년을 돌아보면 역대 위기마다 수출은 V자 반등하며 대한민국 경제성장을 이끌었다.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최근 코로나 사태에 이르기까지 어려운 시기일수록 수출은 가장 먼저 경기회복을 주도했다. 정부가 원자재 등 물가안정과 외교현안, 규제·세제 등 제도개선에 힘써 수출여건을 향상시키고 기업들이 도전과 혁신, 시의적절한 투자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 나간다면 올해도 수출은 견조한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2022년 임인년(壬寅年) 검은 호랑이의 해, 한국경제가 검은 호랑이처럼 강력한 리더십과 도전정신, 열정으로 무장하여 올해 수출 7000억 달러 시대를 맞이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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