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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역대급’ 호실적이지만…함께 웃지 못하는 SC제일·씨티銀

은행권 ‘역대급’ 호실적이지만…함께 웃지 못하는 SC제일·씨티銀

기사승인 2022. 02. 22.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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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대규모 희망퇴직 비용으로 실적 악화 위험
소매금융 경쟁력 국내銀에 밀려…기업금융 차별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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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들이 지난해 역대급 호실적을 거뒀지만, SC제일은행·한국씨티은행 등 외국계은행은 함께 웃지 못하는 모습이다. 대규모 희망퇴직에 따라 발생하는 큰 비용으로 호실적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희망퇴직으로 인한 일회성 요인을 감안하더라도 앞으로 외국계 은행의 입지는 더 좁아질 것으로 우려된다. 소매금융 경쟁력이 국내 주요 은행들에 밀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씨티은행은 국내 소비자금융시장 철수 절차를 밟고 있다. 이에 기업금융 부분 차별화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씨티은행은 희망퇴직 등 비용으로 적게는 1조4000억원에서 많게는 1조8000억원가량 지출할 전망이다. 씨티그룹이 우리나라 소매금융 철수 비용을 해당 금액으로 측정해 규제 당국에 보고했기 때문이다. 다만 희망퇴직이 지난해 말과 올해 2·4월 세 차례에 걸쳐 진행되는 만큼, 지난해 인식되는 비용은 4600억~6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씨티은행은 3400명의 임직원 중 약 2300명이 퇴직 절차를 밟고 있다.

SC제일은행도 지난해 2015년 이후 가장 큰 규모인 496명의 희망퇴직자가 발생했다. 퇴직 조건이 개선되면서 수년간 30~100명대였던 퇴직자가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특별퇴직금은 최대 6억원까지 월 고정급의 36~60개월분이 지급됐는데, 2020년에는 최대 38개월분에 불과했다. 퇴직자가 모두 6억원을 받았다고 가정하면, 비용은 최대 2976억원에 달한다.

이들 은행은 다음 달 중순 이후 지난해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당기순익으로는 씨티은행이 1007억원(-37.5%), SC제일은행이 2643억원(44.5%)을 기록한 상태다. 여기에 희망퇴직 비용이 포함되면 실적이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반면 주요 은행들은 지난해 일제히 호실적을 냈다. 대출 자산 증대에 금리 인상까지 겹치면서 이자이익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KB국민은행은 2조5908억원(12.7%), 하나은행은 2조5704억원(27.9%), 신한은행 2조4944억원(20%), 우리은행 2조3755억원(74.3%)의 순익을 기록했다. 이에 KB·신한금융이 ‘순익 4조 클럽’에 입성하기도 했다은행권 관계자는 “외국계은행은 순익 규모가 주요 은행들과 비교해 적은데, 임직원 평균 연봉은 높은 편”이라며 “희망퇴직 규모에 따라 실적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국내은행과 달리 외국계은행의 경쟁력이 앞으로도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디지털·비대면 전환 가속화 속 국내은행과의 채널 경쟁에서 열위를 보이는 데다가, 소매금융 서비스 측면에서도 차별성이 없기 때문이다. 대신 이들은 외국계은행이 기업금융 부문에서 독보적인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외국계은행은 여전히 기업금융에서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며 “투자금융(IB) 등에서 국내은행과 차별성을 가지냐 아니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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