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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반복되는 금융당국 뒷북에 ‘개미’ 가슴 피멍든다

[기자의 눈] 반복되는 금융당국 뒷북에 ‘개미’ 가슴 피멍든다

기사승인 2022. 04. 13.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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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소영 금융증권부 기자
개인 투자자, 즉 ‘개미’는 투자액은 적지만 그 수가 많다. 군집된 개미의 힘이 대단하듯, 개미 역시 그 영향력을 얕잡아 볼 수 없다.

움직이는 모습도 비슷하다. 개미는 먹이를 발견하면 조각조각 나눠 부지런히 자신의 둥지로 옮겨간다. 개미 투자자들도 솔깃한 정보가 들려오면 하나 둘 몰려들어 빠르게 주식을 사들인다. 최근 쌍용차 인수 소식이 들려오자 에디슨EV의 소액주주가 9만명 이상 늘어난 것이 그 예다.

문제는 실제 개미와의 차이점에서 비롯된다. 개미는 여왕개미를 중심으로 철저한 명령체계로 움직이지만 개인 투자자는 그렇지 않다. 구심점이 없으니 결속력이 약하다. 에디슨EV 대주주의 주가조작, 먹튀 논란에 주가는 출렁였고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는 불보듯 뻔했다.

지난달 31일 쌍방울그룹이 쌍용차 인수 의사를 타진했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주가는 급등했다. 쌍방울그룹 계열사인 아이오케이 역시 이틀 연속 상한가를 치기도 했다. 개미들은 올라타기 바빴다. 또 다른 계열사인 미래산업이 아이오케이 보유 주식을 팔아 124억원을 확보한 것도 모른채.

만약 누군가 “안돼, 위험해”라고 경고해줬다면 피해를 막을 수 있었을 지 모른다. 그리고 그 누군가는 금융당국이어야 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그저 지켜만 보다 뒤늦게 경고했지만 이미 많은 개미들이 피해를 본 뒤였다.

올초 오스템임플란트 사태도 금융당국의 안일함이 피해를 키운 사례다. 수상한 자금 흐름이 감지됐지만, 금융당국은 이를 미리 파악하지 못했다. 피해를 막지 못했지만 어디에서도 스스로에 대한 반성과 성찰은 찾아 볼 수 없었다.

개미들의 피해가 이어질 때마다 금융당국은 “모니터링을 면밀히 하고 있다” “철저히 조사하겠다”라고 한다. 그럼에도 피해를 관망하는 듯한 그들의 자세는 여전하다. 그런 그들로 인해 피해를 오롯이 감당해야 하는 개미들 가슴에는 피멍이 든다.

다수의 피해가 예상되면 즉각 알려 피해를 최소화해주는 것이 바로 금융당국의 역할이다. 지금처럼 반복적인 뒷북 대응에 나선다면 가장 큰 자산인 신뢰를 잃게 된다. 개미가 있기에 주식시장도 더욱 활발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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