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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집단적 대응 체제에 닥친 위기

[칼럼] 집단적 대응 체제에 닥친 위기

기사승인 2022. 04. 14.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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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비안 올리비에 루브잔스키(파리평화포럼 사무차장, 아시아투데이 파리 통신원)
비비안 올리비에 루브잔스키
전 세계적으로 수백만명이 사망하고 경제를 황폐화시키고 있는 코로나 19의 위기보다 더 극단적으로 다자주의를 위협하는 장애물은 없다. 다자주의 위기 그 자체는 그다지 놀랄만한 일은 아니다. 강대국 사이의 경쟁과 동서양 간의 긴장 고조, 우크라이나에서 발생한 분쟁, 포퓰리즘 등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상황으로 인해 다자주의 구조는 이미 많이 약화되었다.

대표적인 다자주의 구조인 유엔 체제는 여전히 국제사회를 지탱해주는 버팀목으로 남아있지만 유엔 체제에 대한 일부 비협조적인 국가들로 인해 그 효율성을 발휘하지 못하고 회원국들의 통합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안토니오 구테레즈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 1월 유엔 총회에서 “오늘날 다자주의 구조는 만들어진 지 너무 오랜 시간이 많이 흘러 목적에 부합하게 작동하지 않으며 인류의 행복을 위해 매우 중요한 공적인 자원들을 보호하지도 않는다”면서 유엔 체제의 위기를 언급했다.

하지만 우리 인류에게 닥친 문제를 국경을 초월해 해결하기 위해 집단적인 행동을 모색할 필요는 날로 증가하고 있다. 그래서 유엔과 같은 집단 체제가 겪는 위기는 더욱 문제인 것이다. 코로나 위기에 대응하는 것은 물론이고 지구온난화와 생물다양성 보호를 위해 핵물질을 제거하고 지속가능발전목표(SDGs·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달성과 바다와 극지, 우주 공간을 포함해 지구촌을 공동으로 보호하는 등 국제적 협력이 필요한 주요한 도전과제들이 존재한다.

이런 맥락에서 지정학적인 경쟁관계나 이념적인 태도 등에서 분열되기보다는 오히려 지구적 도전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 국가들을 묶어내는 데 초점을 어떻게 맞출 것인가? 그리고 이를 위해 2022년 아시아는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 인도네시아는 G20 의장국이고, 태국은 올해 APEC개최국이다. 2023년에는 G20 의장국이 인도로 넘어간다. 이 모든 것은 국제적 협력을 통해 주요한 이슈를 주도하는 대륙으로서 아시아에 아주 중요한 기회가 주어졌음을 의미한다.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지난해 3월 중국의 13차 전국인민대표자회의 5차 회의에서 “아시아의 글로벌 거버넌스 시대가 도래했다”고 말했다. 또한 “떠오르는 경제국가와 개발도상국이 ‘추종자’에서 ‘선구자’로 더 나아가 글로벌 거버넌스에서 리더로 바뀌고 있다”는 희망적인 언급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글로벌 거버넌스에는 국가만이 아니라 국제기구, 기업, 시민사회단체 등 모든 주체가 참여해야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2018년도부터 글로벌 거버넌스 문제에 대한 모든 행위자들 간의 협력이 독특한 국제 모임 중 하나인 파리평화포럼 이니셔티브와 관련해 이루어지고 있다. 제 5회 파리평화포럼은 오는 11월 11일과 12일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다. 파리평화포럼 측은 발표주제와 관련해 새로운 프로젝트와 주제를 찾고 있으며 올해 우선순위 주제 가운데 하나와 연결된 거버넌스 프로젝트나 이니셔티브와 관련 있는 모든 조직에 주제를 요청하고 있다.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과 여성의 경제적 권한 부여 등은 2022년 주제요구 사항으로 반영할 예정이다.

대한민국은 아시아에서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그 위상과 요구받는 역할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그런 만큼 다음 달 출범하는 대한민국의 새 정부뿐만 아니라 기업, 시민사회단체 등이 제5회 파리평화포럼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기대하는 바이다.

* 파리평화포럼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각국 정상 또는 정부 관계자, 업계, 시민단체 인사들을 한데 모아 논의하는 장을 마련하겠다며 제1차 세계대전 종식 100주년인 2018년 발족한 국제회의이다. 이 글은 비비안 올리비에 루브잔스키(Vivien Olivier Lubczanski) 파리평화포럼 사무차장이 아시아투데이에 보내온 글을 번역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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