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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백남준 선물’ 베네치아비엔날레 한국관, 미술한류 이끌어야

[기자의눈]‘백남준 선물’ 베네치아비엔날레 한국관, 미술한류 이끌어야

기사승인 2022. 04. 20.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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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원
전혜원 문화부 차장
오는 23일(현지시간) 공식 개막하는 베네치아비엔날레의 한국관은 백남준의 ‘선물’이다. 1993년 베네치아비엔날레에서 황금사자상을 거머쥔 백남준은 자신의 세계적 명성을 활용해 한국관 건립을 적극 추진했다. 덕분에 1995년 중국과 중동 등 여러 경쟁 국가를 제치고 비로소 한국관이 탄생한 것이다. 아시아에서는 일본과 우리만 이룩한 쾌거다.

이후 한국관은 우리 현대미술을 세계에 알리는 교두보 역할을 해왔다. 그런데 올해는 참으로 우여곡절 끝에 한국관 문이 열린다. 준비 과정이 순탄치 못했다. 지난해 예술감독 선정부터 불공정 논란이 일어 재심사를 거쳤다. 예술감독이 선임된 후에도 막장 드라마는 계속됐다. 제작비 미지급 등으로 감독과 작가 간 갈등이 불거진 것. 이로 인해 예술감독 해촉이 논의되기도 했다. 하지만 급히 갈등을 봉합하고 예술감독 교체 없이 전시가 막을 올리게 됐다.

베네치아비엔날레는 당초 지난해 열릴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1년 늦춰졌다. 때문에 세계인의 이목이 더욱 집중되는 상황이다. 더군다나 81개국이 참가하는 국가관 전시는 ‘미술 올림픽’이라 불릴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가 기관과 예술감독, 창작자 간 충돌로 파행을 빚어낸 한국관 전시 준비과정은 안타깝기 그지없다. 특히 일정 지연으로 후원금 확보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하니 더더욱 아쉽다. 갈등은 어찌 봉합됐지만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전문성 부족, 미숙한 행정 등은 해결해나가야 할 과제로 보인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으로 문예위는 국제미술전을 포함한 베네치아비엔날레 한국관 운영에 공정성·전문성을 강화하는 내용의 개선안을 마련하고 내년 건축전에 적용하기로 했다. 해외 유수 갤러리들이 서울에 문을 열고 세계 미술계가 한국을 주목하는 가운데 내년 건축전은 순탄히 진행되길 바란다. 올해는 백남준이 살아있었다면 아흔 번째 생일을 맞는 해다. 백남준이 힘들게 일군 한국관이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돼 미술 한류를 주도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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