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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화폐가치 안정시키고 인플레 악순환 차단해야

[사설] 화폐가치 안정시키고 인플레 악순환 차단해야

기사승인 2022. 04. 26.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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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은총재가 지난 25일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물가 상승, 성장 둔화가 모두 우려되지만, 지금까지는 전반적으로 물가가 더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지난해 4분기에 1.2%로 올라섰던 실질 성장률이 올해 1분기에 다시 0.7%로 떨어진 것에서 볼 수 있듯이 성장이 둔화하고 있지만 기준금리 인상을 통한 인플레이션 억제가 시급하다고 본다는 의미로 읽힌다.

한국경제가 고(高)물가 고(高)금리 고(高)환율의 3고(高) 현상을 겪고 있다지만 고(高)금리는 현재보다는 앞으로의 상황을 지칭한다. 미 연준이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빅 스텝(0.5%) 혹은 그 이상 수차례 인상할 예정이라고 한다. 한국은행도 기본적으로는 물가를 잡기 위해 그리고 해외투자자금의 심각한 이탈이 없도록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 와중에 인플레이션 악순환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인플레이션 악순환이란 고(高)물가가 임금 상승 압력으로 나타나고 임금 인상이 다시 소비자가격의 상승으로 나타나고 이것이 악순환하는 현상을 말한다. 전 세계적으로 주요국들의 물가가 30~40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하면서 임금 인상 압력이 거세지고 있다. 올 하반기부터 이런 현상이 시작될 수 있다고 한다.

26일 한국은행은 노동시장의 임금 상승 압력 관련 보고서를 통해 이런 ‘악순환’의 발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사실 물가가 안정될 것이라는 확실한 예상이 없으면, 노동자들의 화폐 임금의 인상에 대한 요구가 커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한국은행의 물가를 잡기 위한 노력으로 화폐 가치가 안정되면 기업들로서는 실질임금의 부담은 너무 커질 수 있다.

한은은 경제주체들이 화폐 가치의 안정을 신뢰하도록 애써야 한다. 그리고 이런 신뢰 속에서 노사가 임금 협상 때 물가의 상승을 반영해서 임금을 조정하면서도 그런 임금의 인상이 너무 과도하지 않도록 잘 협력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의 고용 회복세와 인플레이션이 겹친 상태에서 ‘인플레이션 악순환’이 발생케 해서는 노사 모두 패자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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