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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우크라 사태로 中 대만과의 통일 전략 수정 불가피

[칼럼] 우크라 사태로 中 대만과의 통일 전략 수정 불가피

기사승인 2022. 05. 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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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력통일 어려울 가능성 농후, 평화공세에 나설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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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해협을 항행하는 중국 해군의 항공모함 랴오닝(遼寧)함.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여차 하면 대만에 대한 공격에 나설 것으로 보였으나 최근에는 활동이 잠잠하다./제공=환추스바오(環球時報).
세계 2위 경제대국 중국의 군사력은 아직 미국에 필적할 만큼은 아니나 그래도 나름 막강하다. 항공모함도 두 척이나 보유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를 자신만만하게 침공했다가 완전히 헤매고 있는 러시아처럼 종이 호랑이가 절대 아니라고 해야 한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대만과의 통일을 무력으로 이뤄낼 가능성도 높다.

실제로 올해 초까지만 해도 무력통일을 부르짖었다.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을 비롯한 당정 최고 지도부는 늦어도 수년 내에 ‘하나의 중국’이 곧 실현될 것처럼 언론을 통해 대대적으로 공언하기도 했다. 푸젠(福建)성 너머 대만에서는 전쟁의 공포가 배회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묘하게 변하고 있다. 중국이 무력 사용에 대한 유혹에서 벗어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보인다.

이유는 많다. 가장 결정적인 것은 러시아가 고작 며칠이면 항복을 받아낼 것이라고 생각한 우크라이나의 예상 밖 선전을 꼽을 수 있다. 중국은 우크라이나 사태 발발 초기에만 해도 진짜 러시아의 압도적 승리를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렇게 되기를 진심으로 빌어 마지 않기도 했다. 대만에 대한 무력 사용의 당위성을 세계에 널리 알리기 위해서라도 그래야 했다.

하지만 지금 전황은 중국의 기대와는 완전히 반대로 가고 있다고 봐야 한다. 핵을 사용하지 않는 한 러시아의 승리는 요원한 것이 현실이다. 중국 입장에서는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대만을 침공할 경우 러시아 꼴이 나지 않는다고 장담하기 어렵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더구나 대만의 군사력은 우크라이나와는 비교가 어려울 만큼 상당하다. 설사 무력 사용을 통해 승리하더라도 상상을 불허하는 엄청난 대가를 치르지 말라는 법이 없다.

대만의 만만치 않은 경제력 역시 중국으로 하여금 무력 사용을 망설이게 하는 요인으로 손색이 없다. 침공을 받은 대만이 항복하지 않고 지구전에 나설 경우 대책이 없게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베이징의 대만 사업가 렁유청(冷有成) 씨가 “대만 인구는 우크라이나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하지만 경제 규모는 거의 5배에 가깝다. 전면전 수행 능력이 우크라이나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뛰어나다”면서 중국이 대만에 대한 무력 사용을 섣불리 하기 어렵다고 예측하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고 해야 한다.

양안(兩岸·중국과 대만)을 가로지르는 대만해협의 존재도 거론해야 한다. 대만에게는 자연적인 방어선이라고 할 수 있으나 중국 입장에서는 극복해야 할 장애물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무력 사용에 나섰다 대만에 상륙한 병사들에 대한 보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정말 난감한 상황에 봉착할 수 있다.

미국의 개입 가능성은 더 말할 필요조차 없다고 해야 한다. 미국은 지난 1979년 중국과 수교하면서 대만과 단교했을 때 이른바 ‘대만관계법’을 제정한 바 있다. 이때 대만 유사시에 미국이 개입해야 한다는 조항을 집어넣었다. 중국이 무력 사용에 나설 경우 개입할 수밖에 없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폭적 지원에 나서고 있는 것을 보면 진짜 그럴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중국도 러시아 꼴이 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상황이 예사롭지 않자 중국의 당정 최고 지도부는 최근 비밀회의를 소집, 양안 통일을 위한 시나리오의 전면 재검토에 나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기존 정책의 대폭 수정에도 착수했다는 것이 베이징 외교 소식통의 전언이다. 당연히 선택지는 대화의 재기 외에는 없다고 해야 한다. 조만간 제의도 할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양안에 전혀 예상치 않은 평화 무드를 가져오고 있다고 해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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