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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앞둔 필리핀, 마르코스 ‘압도적 1위’에도 막판 공세 치열

대선 앞둔 필리핀, 마르코스 ‘압도적 1위’에도 막판 공세 치열

기사승인 2022. 05. 05.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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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코스
필리핀의 독재자 페르디난드 마르코스의 아들이자 필리핀 대통령 후보로 출마한 봉봉 마르코스가 지난달 20일 필리핀 바탕가스주에서 열린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는 모습./제공=로이터·연합
오는 9일 필리핀에서 열릴 제17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후보들이 유권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막판 공세를 펼치고 있다. 독재와 권위주의 정치의 상징인 ‘독재자의 아들’과 ‘철권통치 대통령의 딸’이 각각 대통령·부통령 선거에서 압도적인 지지율 1위를 기록하며 당선이 유력시되고 있다.

현지 매체 필리핀 스타에 따르면 펄스 아시아가 지난 2일 선거를 1주 앞두고 발표한 마지막 대선 후보 여론조사에서 페르디난드 봉봉 마르코스(64) 전(前) 상원의원과 사라 두테르테(43) 다바오 시장이 각각 대통령과 부통령 후보들 가운데 지지율 1위를 기록했다.

56%의 지지율을 기록한 대선 후보 봉봉 마르코스는 1965년부터 20년 넘게 독재를 이어온 10대 대통령 페르디난드 마르코스의 아들이다. 마르코스 전 대통령은 20년 넘는 독재기간 약 7만명의 민주화운동 투사들을 탄압하고 정적까지 암살한 악명 높은 독재자다.

55%의 지지율로 부통령 후보 지지율 1위를 기록한 사라 두테르테 시장도 수천명의 민간인이 살해돼 ‘반인륜 범죄’로 국제형사재판소(ICC) 조사를 받는 등 철권통치를 이어온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의 딸이다. 사라 시장도 지난 2011년 철거민촌을 방문한 자리에서 경찰관의 얼굴에 주먹을 날리는 등 아버지 못지 않은 ‘다혈질 정치’를 펼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라 시장은 18%의 지지율로 2위를 기록한 빈센트 소토 상원의장을 압도적 차이로 따돌리고 있다. 러닝메이트인 이들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난을 타개할 수 있는 지도자’란 이미지 메이킹과 포퓰리즘으로 압도적 지지를 얻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5일 일부 정치 분석가들이 마르코스에 맞서 ‘정직하고 투명한 정부’를 약속한 로브레도 부통령이 최근 큰 군중들을 끌어 모았다며 여론조사가 이런 움직임을 포착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고 보도했다. 선거 전 마지막 주말을 앞두고 유권자들을 끌어 모을 마지막 공세로 필리핀 전역이 후끈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로브레도 부통령이 선방하고 있고 대선에 출마한 ‘국민 복싱 영웅’ 매니 파퀴아오도 두테르테 정부를 비판하고 있지만 큰 이변이 없는 한 유력 정치가문인 페르난도-두테르테 가문이 대통령과 부통령 선거에서 승리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상황이다.

봉봉 마르코스는 토론회를 갖자는 로브레도 부통령의 제안을 “대중들에게 직접 말하는 것을 선호한다”는 이유로 거절했다. 비평가들은 마르코스가 약점을 감추기 위해 토론을 피하고 있는 것이라 분석했다.

일부 외신기자들도 마르코스 캠페인 행사에 대한 취재 승인이 거부됐다며 “언론의 접근을 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필리핀 외신기자협회는 성명을 통해 “이러한 제한 조치는 아시아의 민주주의 보루에서 비판과 자유로운 언론을 약화시키고, 마르코스 정권에서 독립 언론들이 어떻게 취급될지에 대한 두려움을 불러 일으킨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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