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운용사분석] ETF ‘3강’ 꿈꾼 KB운용…“어림없다” 빗장 건 삼성·미래에셋운용

[운용사분석] ETF ‘3강’ 꿈꾼 KB운용…“어림없다” 빗장 건 삼성·미래에셋운용

기사승인 2022. 05. 09. 16:38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KB운용, 보수 인하·테마 ETF에도
시장 점유율 6개월 연속 내림세
"보수 인하보다 효과 적을 수도"
ETF 성장세에 운용사간 경쟁 지속
clip20220509160909
운용사 분석
‘2강’ 허들을 넘을 수 있을까. 업계 최저 보수, 테마형 상장지수펀드(ETF) 출시라는 ‘투 트랙 전략’으로 3위 자리를 공고히 한 KB자산운용의 공격력이 약해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점유율을 끌어올리며 ‘3강’ 구도를 넘보기도 했지만 어느새 제자리로 돌아간 모습이다.

◇점유율 격차 벌리는 삼성·미래에셋운용…성장세 주춤해진 KB운용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B자산운용의 ETF시장 점유율은 지난달 말 기준 7.5%였다. 전월 대비 0.1%포인트 줄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0.6%포인트 감소다. 지난해 초만 해도 8%대 점유율을 보였지만 지난해 12월 7.9%로 떨어진 뒤 지속 하락하고 있다.

반면 ETF 시장의 ‘2강’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3위 KB자산운용과의 격차를 더 벌리고 있다. 특히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해 4월 말 시장점유율 28%에서 지난 1년 간 점차 상승세를 이어오면서 지난달 말 36.8%까지 끌어올렸다. 삼성자산운용은 다소 하향세지만 꾸준히 40%대를 유지 중이다.

지난해 KB자산운용은 ‘투트랙 전략’으로 2강 구도의 시장에 야심차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국내외 대표지수인 코스피200과 나스닥100을 추종하는 ETF 3종의 운용보수를 낮췄다. 이어 KBSTAR 유로스탁스50, KBSTAR 미국S&P500의 운용보수도 0.001%로 내리는 등 무료에 가까운 수준으로 보수를 인하하면서 경쟁에 불을 지폈다.

당시 KB자산운용의 전략은 판을 흔들기에 성공한 모습이었다. 지난해 2월 7.1%였던 점유율은 한 달 만에 8.2%까지 높아졌다. 지난해 8월엔 8.9%까지 점유율이 확대되며 두 자릿수 점유율 달성에 한 걸음 다가갔다. 시장에선 ‘3강 체제’로 재편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기쁨도 잠시, 점유율은 다시 내림세로 접어들었다. 최근 6개월 연속 조금씩 하락했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채권형 ETF 상품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데, 최근 채권가격이 떨어지면서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적극적인 마케팅에도 더딘 추세…왜?
일각에선 저보수 등이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운용보수 인하는 일부 장기 투자자에게 의미를 가질 수 있지만 트레이딩 관점에선 유의미한 효과는 없다는 의견이다.

전문가들은 시장가격이 순자산가치(NAV)를 얼마나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본다. NAV로 ETF의 시장가격이 적정가치인지 확인이 가능한데, 괴리율이 0에 가까울수록 ETF 시장가격이 순자산가치를 제대로 반영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괴리율을 좁혀 가격 왜곡을 막는 건 유동성 공급자(LP)다. ETF 운용사들은 ETF를 상장할 때 최소 한 곳 이상의 증권사를 LP로 지정해야 한다. LP는 매수·매도 호가를 대며 ETF 괴리율을 좁히는 역할을 한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보수도 중요하지만 보수보다도 얼마나 많은 LP들이 참여해 있고 괴리율을 좁히느냐에 더 예민한 투자자들이 많다”며 “이런 것들이 모여 브랜드 파워가 된다”고 말했다.

KB자산운용은 다시 심기일전하고 있다. 이달 초 ETF 관련 조직을 개편하면서다. 회사는 기존 ETF&AI본부를 ETF&AI부문으로 확대했다. ETF&AI부문은 전략과 상품을 담당하는 ‘마케팅본부’와 AI솔루션운용을 포함한 ‘솔루션운용본부’로 구성된다. 마케팅본부와 솔루션운용본부는 이번 조직개편으로 기존 실 단위에서 본부로 격상됐다. ETF 상품 출시와 마케팅을 강화하는 한편 확대되는 ETF 시장을 염두에 둔 선제적 조직개편이다.

ETF 시장은 개설 이래 최전성기를 맞고 있다. 2002년 10월 4개 종목, 3400억원 규모로 출발한 ETF 시장은 2010년 6조원으로 커졌다. 현재는 73조7000억원에 달한다. 일평균 거래대금은 2010년 1102억원에서 현재 2조3591억원으로 활발해졌다. ETF 시장의 성장세가 가파른 만큼 자산운용사들 간 경쟁도 계속될 전망이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투 트랙 전략 등 ETF 강화는 지속적으로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