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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위드 코로나 천명…7월부터 확진자 집계 않기로

대만, 위드 코로나 천명…7월부터 확진자 집계 않기로

기사승인 2022. 05. 10.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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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종 법정 전염병에서 4종 전염병으로 등급 하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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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타이베이(臺北)에서 열린 야당 국민당의 한 집회. 이 자리에서 주리룬(제일 뒷줄 왼쪽 세번째) 전 국민당 주석은 ‘위드 코로나’ 정책을 사실상 확정한 대만 방역 당국을 강력히 비난했다./제공=하이샤다오바오(海峽導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코로나19) 확진자가 10일 기준으로 연 4일째 4만명 이상 발생한 대만이 7월 초부터 ‘위드 코로나’로 방역 정책을 전환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경우 현재 매일 발표되는 확진자 수는 아예 집계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당 기관지 런민르바오(人民日報)의 자매지 환추스바오(環球時報)가 10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대만의 방역 총책임자인 천스중(陳時中) 위생복리부장은 전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를 7월부터 5종 법정 전염병에서 4종으로 등급을 하향시킬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는 달리 말하면 방역 당국이 그동안 조만간 채택하겠다고 지속적으로 강조해온 ‘위드 코로나’ 정책의 확정 사실을 에둘러 피력한 발언이라고 볼 수 있다. 당연히 확진자 집계는 큰 의미가 없게 된다.

이처럼 대만 방역 당국이 ‘위드 코로나’ 정책을 사실상 결정한 데는 여러 이유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선 전염력이 강한 오미크론 변이를 도무지 막기 어려운 현실적 어려움을 꼽을 수 있다. 치명률이 비교적 낮은 사실 역시 거론해야 할 것 같다. 이외에 경제에 미칠 악영향과 강력한 통제로 인해 높아질 국민들의 피로도 고조 등 역시 ‘위드 코로나’를 선택한 이유로 부족함이 없다.

현재 대만 내 분위기를 보면 ‘위드 코로나’ 결정은 절대적 지지를 받지는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야당인 국민당이 결사반대하고 있다. 주리룬(朱立倫) 전 국민당 주석의 경우는 “지난 1개월여 동안 대만의 방역은 뒤에서 세계 제일이었다. 당국은 모든 부담을 국민들에게 돌리고 있다.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생각을 해야 한다”면서 당국이 무책임한 ‘위드 코로나’ 정책을 확정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을 계속하고 있다.

상당수의 대만인들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위드 코로나’ 정책 확정은 각자도생하라는 비정한 최후통첩과 하나 다를 바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심지어 일부 과격한 이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정부가 할 줄 아는 것은 빈둥거리는 것 외에는 없다”는 극언까지 퍼붓고 있기도 하다.

현재 대만 방역 당국은 오는 20일에서 다음달 10일 사이가 코로나19의 정점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때 최대 20만명 이상의 확진자가 발생할 것으로도 분석하고 있다. 만약 이 정점을 의료체계의 붕괴 없이 무사히 넘을 경우 상황은 안정세를 찾아갈 수도 있다. 7월 초에 ‘위드 코로나’로 정책을 전환하기로 한 결정은 이로 보면 나름 상당한 고심의 흔적이 묻어난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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