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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매출 7조원 돌파만 강조한 이마트 실적

[취재후일담] 매출 7조원 돌파만 강조한 이마트 실적

기사승인 2022. 05. 15.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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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성수점
이마트 성수동 본사
지난주 유통업계에서는 1분기 실적 발표가 줄을 이었습니다. 대부분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수혜를 톡톡히 보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해 늘었습니다. 그런데 유통업 대표주자인 이마트의 실적은 그리 좋지 않았습니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마트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72%나 급감했습니다. 반면 지마켓글로벌과 옛 스타벅스코리아인 SCK코리아의 자회사 편입으로 매출은 사상 처음으로 7조원을 돌파했습니다. 외형은 커졌지만 실속은 챙기지 못했지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마트의 실적은 ‘매출 7조원 돌파’에 맞춰져 있습니다. 보도자료에도 영업이익 344억원을 기록했다는 것만 나와 있을 뿐 전년 대비해 72%가 떨어진 점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물론 이 같은 영업이익 하락은 지마켓글로벌과 SCK컴퍼니의 지분을 지난해 인수하면서 발생한 무형자산(PPA) 감가상각비(400억원)가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은 돼 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PPA 상각비가 반영된 결과라고 보기에는 1232억원과 344억원의 차이는 커 보입니다.

세세하게 따져보면 주사업인 할인점을 비롯해 SSG닷컴과 지마켓글로벌 등에서 실적을 깎아먹었습니다. 할인점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해 168억원이 줄었고, 트레이더스도 76억원이 떨어졌습니다. 현재 성장률을 중심으로 외형을 키우고 있는 SSG닷컴도 마찬가지입니다. 영업손실이 31억원이 더 커졌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지난해 정용진 부회장이 서울 성수동 본사까지 매각하며 3조4404억원을 투자해 인수한 지마켓글로벌도 영업손실이 194억원으로, 이마트 주요자회사 중 SSG닷컴(-257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적자규모가 컸습니다.

오프라인 사업 한계를 돌파하려는 온라인 사업이 여전히 자리를 잡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시장도 매출 7조원 돌파보다는 이런 점을 더 우려했습니다. 이마트의 주가는 실적 발표일인 12일부터 계속해서 내리막입니다. 올 초 15만원대였던 주가는 현재 12만2000원을 기록 중입니다. 증권사들도 목표주가를 대부분 낮춰잡았습니다.

자사의 실적을 보고할 때 잘한 점을 돋보이게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시장의 판단은 냉혹합니다. 굳이 감추려하기보다는 실적평가를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수치를 당당히 보여주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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