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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저승사자’ 되살린 한동훈…‘금융범죄합수단’ 부활로 ‘檢수사권 환원’ 속도전

‘여의도 저승사자’ 되살린 한동훈…‘금융범죄합수단’ 부활로 ‘檢수사권 환원’ 속도전

기사승인 2022. 05. 18.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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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 취임 다음날 서울남부지검에 설치…단장으로 정희도 부장검사 내정
폐지 후 2년4개월 만에…'검수완박 정국'서 새 국면 맞이할 수도
'1호 사건'으로 라임·옵티머스·신라젠·디스커버리 사건 등 거론
5·18기념식 참석하는 한동훈 장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8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2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하고 있다./연합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취임 1호 지시’였던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합수단)이 서울남부지검에 설치됐다. 한 장관이 ‘여의도 저승사자’로 불리며 위력을 떨쳤던 합수단 부활을 통해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후 축소된 검찰의 수사권 환원이 왜 필요한지를 속도감 있게 증명하는 계기로 삼으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은 이날 기존 ‘금융증권범죄수사협력단’(협력단)의 체제를 개편해 합수단을 출범시켰다. 이는 추미애 전 장관이 2020년 1월 합수단을 “부패의 온상”이라며 폐지한 지 2년4개월 만이다.

합수단 폐지 후 박범계 전 장관 시절 협력단이 신설됐지만 직접 수사 대신 유관 기관으로서 협력 기능만 부여받았다. 이에 패스트트랙(신속 수사 대응 채널)을 통해 금융범죄에 발빠르게 대응했던 합수단 때와 비교해 ‘반쪽짜리’라는 오명을 벗지 못했다.

부활한 합수단은 기존에 있던 협력단 인원인 46명보다 많은 48명으로 구성된다. 이중 검찰은 단장 1명, 부부장검사 2명, 평검사 4명 등 총 7명의 검사가 합류한다.

신임 합수단장으로는 전 정권 인사들에 대한 비판에 앞장 섰던 정희도(56·31기) 서울동부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부장검사가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 부장검사가 곧바로 단장을 맡으면 이승학(49·36기)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 부부장검사, 이치현(47·36기) 협력단 부부장검사가 각각 1, 2팀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한 장관이 이처럼 발빠르게 합수단을 부활시킨 데는 향후 전개될 검수완박 정국이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는 게 중론이다. 검수완박 법안이 본격 시행되는 오는 9월부터 6대 범죄 중 공직자·방위사업·대형참사 등 3개 범죄가 당장 검찰의 직접 수사범위에서 제외된다.

남은 선거범죄는 내년 1월 1일, 부패·경제범죄는 2023년 중 계획된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출범까지만 검찰의 직접 수사권이 한시적으로 유지된다. 결국 검수완박을 반대하는 한 장관과 검찰 입장에서는 한때 속도감 있게 화려한 수사 성과를 낸 합수단을 통해 성과를 낸다면 이후 유리한 국면을 맞이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인력 구성을 마친 합수단 ‘1호 사건’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지난 정권 시절 합수단 해체로 차질을 빚었던 라임·옵티머스·신라젠 사건이 재개될 수 있다는 관측과 함께, 현재 서울남부지검에서 진행 중인 디스커버리자산운용 펀드 환매 사건이 자연스럽게 흡수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또 쌍용차 인수 의향을 내비친 기업들의 주가가 급등한 뒤, 일부 기업 관계자들이 주식을 처분한 것에 ‘시세조종’ 혐의가 있다고 보는 만큼 합수단의 ‘참전’ 가능성을 점치는 시각도 있다.

일각에서는 전 세계 가상자산 시장을 뒤흔든 ‘루나 사태’를 합수단이 들여다볼 가능성도 거론된다. 루나 투자 피해자들은 다음주 중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와 공동창업자인 신현성 티몬 이사회 의장을 합수단이 있는 서울남부지검에 고소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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