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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스웨덴, 나토 가입 신청서 냈지만 수개월 ‘공백’ 기간 안보는?

핀란드·스웨덴, 나토 가입 신청서 냈지만 수개월 ‘공백’ 기간 안보는?

기사승인 2022. 05. 19.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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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립 200년 스웨덴, 70년 핀란드, 나토 가입 신청
터키 반대, 30개 회원국 승인 절차에 수개월 소요 예상
미국 "공백 기간 안보 실질적 조치 조율 중"
영국, 양국과 상호안보협정...독일, 안전보장 확약
Finland Sweden NATO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가운데)이 18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나토 본부에서 나토 가입 신청서를 들고 있는 나토 주재 클라우스 코르호넨 핀란드 대사(왼쪽)·악셀 베른호프 스웨덴 대사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사진=AP=연합뉴스
핀란드와 스웨덴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나토 회원국의 승인까지는 수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터키가 양국의 가입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고, 의회 등 30개 회원국의 국내 승인 절차가 마무리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 승인 절차 기간 핀란드와 스웨덴은 나토의 조약 5조에 따라 집단방위의 대상이 아니지만 미국·영국·독일 등이 이와 별도의 안전보장을 약속한 것이 안전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나토 회원국 대사들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핀란드와 스웨덴의 가입 문제를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나토주재 리투아니아 대사는 핀란드 및 스웨덴 언론에 이날 논의와 관련한 논평은 터키의 몫이라며 터키 대사가 반대 입장을 냈음을 시사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이날도 스웨덴과 핀란드의 나토 가입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다. 쿠르드족의 분리독립을 주장하는 무장 조직인 쿠르드노동자당(PKK)과 시리아 쿠르드족 무장세력인 YPG를 양국이 지원하고 있다며 ‘테러리스트’ 송환 요구를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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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수도 앙카라에서 열린 집권 정의개발당(AKP) 회의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사진=신화=연합뉴스
이에 핀란드와 스웨덴뿐 아니라 미국도 터키와 협상에 나섰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무장관은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양국의 나토 가입 문제를 논의했다.

이와 관련,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우리는 결국 핀란드와 스웨덴이 터키의 우려를 해결할 수 있는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가입 절차를 갖게 될 것”이라며 자신도 터키 카운터파트와 통화를 했는데 잘 해결될 것이라고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조 바이든 대통령이 19일 백악관에서 회담하는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과 마그달레나 안데르손 스웨덴 총리에게도 나토 가입과 관련한 자신감을 표현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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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오른쪽)과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무장관은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사진=AP=연합뉴스
설리번 보좌관의 낙관적 전망에도 불구하고 바이든 행정부가 ‘21세기 술탄(중세 이슬람 제국 황제)’으로 불리며 제정러시아 ‘차르(황제)’를 꿈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긴밀한 관계인 에르도안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산 S-400 방공 미사일 시스템을 도입했었다. 하지만 터키가 핀란드와 스웨덴의 나토 가입 승인 조건으로 S-400 구매에 따른 미국의 제재 해제와 F-35 전투기 공급 프로그램 자국 포함 등을 제시하고 있다는 보도가 있는 것을 감안하면 일정한 상응 조치에 따라 찬성 입장으로 선회할 가능성도 있다.

이 같은 양국의 나토 가입 절차 기간에 생길 수 있는 안보 위기 상황에 대해서는 미국과 영국 등은 적극적으로 대처한다는 입장이다.

설리번 보좌관은 나토의 집단방위 조항인 상호방위조약 5조가 정회원국이 된 후에 적용되기 시작한다면서도 “미국은 모든 유럽 동맹국과 마찬가지로 이 과정에서 핀란드나 스웨덴에 대한 어떤 침략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는 매우 분명한 메시지를 보낼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핀란드와 스웨덴 국방장관과 조율한 지침에 따라 미국이 취할 수 있는 실질적인 조치들이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AP는 미 국방부 관리가 국방부가 러시아를 억제하기 위한 안보 필요성에 관해 핀란드 및 스웨덴과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며 오스틴 장관이 이날 페테르 훌트크비스트 스웨덴 국방장관를 만나 ‘과도 기간’에 관해 논의했다고 전했다.

독일도 양국에 대해 미국과 비슷한 안전보장을 확약한 상태다. 앞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지난 11일 스웨덴과 핀란드를 방문해 안데르손 총리와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를 각각 만나 ‘상대국이 위기에 처하거나 공격을 당할 경우 지원한다’는 내용의 상호 안보 협정을 체결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언론보도문에서 블라디미르 티토프 제1차관이 스웨덴 측의 요청으로 모스크바주재 말레나 마르드 스웨덴 대사와 면담했다며 스웨덴의 나토 가입은 주권적 권리라면서도 스웨덴 영토 내 외국 군사기지 및 공격 무기 시스템 배치 등을 포함한 스웨덴의 나토 가입에 따른 실질적 결과들에 따라 군사·기술적 조치 등 구체적 대응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핀란드는 러시아와 1300㎞의 국경을 1939∼1940년, 1941∼1944년 옛 소련과 두 차례 전쟁을 치르며 약 10%를 영토를 잃었고, 1949년 창설된 나토에 가입하지 않고 비동맹 노선을 지켜왔다. 스웨덴은 나폴레옹 전쟁(1796~1815년) 이후 군사 동맹에 가입하지 않았다. 하지만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시작 후 나토 가입 찬성 여론이 급증하면서 이날 가입 신청서를 내기에 이르렀다.

핀란드와 스웨덴은 1995년 유럽연합(EU)에 가입하면서 전통적인 중립을 포기했고, 양국 군은 나토의 군사 훈련에도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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