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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소련 조지아 12만명 ‘유럽행 행진’…EU 가입 촉구

옛소련 조지아 12만명 ‘유럽행 행진’…EU 가입 촉구

기사승인 2022. 06. 21.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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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ORGIA-EU-POLITICS-DEMONSTRATION <YONHAP NO-0596> (AFP)
20일(현지시간) 조지아 수도 트빌리시 중심가에서 조지아의 유럽연합(EU) 가입 촉구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한 어린이가 “우리는 유럽이다”라고 적힌 종이를 들고 있다./사진=AFP 연합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EU) 가입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옛 소련 국가인 조지아의 가입은 미뤄지면서 수도 트빌리시에서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이들은 EU 가입과 정부 여당의 개혁을 촉구하고 EU 가입이 지연될수록 러시아의 다음 목표는 조지아가 될 것이라며 우려했다.

EU 집행위원회가 조지아에 대한 EU 가입 후보국 지위 부여를 연기하자 20일(현지시간) 조지아 수도 트빌리시 중심가에는 대규모 인파가 몰려나왔다. 이들은 조지아, 우크라이나, EU 깃발과 함께 “우리는 유럽이다”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나섰다. 거리에는 유럽연합가인 베토벤의 ‘환희의 송가(Ode to joy)’가 울려 퍼졌다.

AFP는 드론 영상을 토대로 이번 ‘유럽행 행진’에 12만여명이 참가한 것으로 추산되며 이는 최근 10년간 가장 큰 규모의 시위라고 설명했다.

조지아 야당과 함께 이번 시위를 주도한 민주화 단체들은 “유럽은 모든 세대가 희생을 바친 조지아인들의 역사적 선택이자 열망”이라면서 “조지아인들의 유럽에 대한 선택과 서구 가치에 대한 헌신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위에 참가한 생물학자 릴리 넴사제는 “조지아의 EU 가입이 거절된 것은 우리가 여전히 러시아의 영향력 아래에 있다는 뜻”이라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를 조지아 재침공의 청신호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EU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자격을 얻으려는 조지아의 노력은 이전부터 러시아를 자극해왔다. 2008년 러시아는 조지아 내 친 러시아계 자치공화국인 남오세티아가 정부군에 공격 당하자 이를 빌미로 조지아를 침공하기도 했다.

조지아는 내년 EU 가입을 신청할 예정이었으나 올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일정을 앞당겨 지난 3월 EU 가입 신청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지난 17일 EU 집행위는 우크라이나와 몰도바에는 EU 가입 후보국 지위를 부여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 반면, 함께 검토한 조지아는 연말까지 가입 조건 충족 여부를 재검토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지아 집권당인 ‘조지아의 꿈’은 민주주의에 대한 인식을 후퇴시킨다는 비난을 받으며 EU와의 관계 악화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조지아의 꿈 창당자이자 ‘올리가르히(옛소련 계열 특권계층 재력가)’인 비드지나 이바니시빌리는 공식적인 정치적 역할이 없지만 막후에서 실권을 행사하는 인물이다. 이달 초 유럽의회는 이바니시빌리에 대한 개인적 제재를 촉구하는 구속력 없는 결의안을 통과시키기도 했다.

EU 집행위는 조지아 내 정치적 양극화 해소, 언론자유 신장, 사법·선거 제도 개혁, ‘탈올리가르히화’를 조건으로 제시했다. 조지아 여당 측은 “유감스럽다”면서도 “조지아는 후보국 지위를 얻기 위해 모든 요구사항을 수행하고자 EU와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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