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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폴트옵션’ 시행 코앞인데…증권사, 수익률 하락에 ‘골머리’

‘디폴트옵션’ 시행 코앞인데…증권사, 수익률 하락에 ‘골머리’

기사승인 2022. 06. 30.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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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급락에 퇴직연금 수익률 기대감 '제로'
자산운용 방식 변화 시도…"경쟁 거세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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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가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 도입을 놓고 수익률 고민에 빠졌다. 대규모 퇴직연금 적립금을 자율적으로 운용할 기회가 생겼지만, 최근 증시가 뚜렷한 약세를 나타내고 있어서다.

30일 금융당국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다음달 12일부터 확정기여(DC)형과 개인형 퇴직연금(IRP) 등 국내 퇴직연금 상품에 디폴트옵션 제도가 본격 도입된다. 퇴직연금 가입자가 따로 운용지시를 하지 않아도 일정 기간이 지나면 사업자(회사)가 사전에 미리 정한 방식대로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제도다.

◇수익률 고민에 빠진 증권사
증권사가 디폴트옵션 도입을 원했던 이유는 운용 지시가 없는 상품을 자사 계좌에 포함시켜 운용할 수 있어서다. 그럴 경우 운용 잔고(AUM)가 늘어나 더 큰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고, 투자자들로부터 운용 수익 수수료를 추가로 받을 수 있게 된다.

문제는 디폴트옵션 도입이 눈앞에 도래했지만 증권사들의 수익률 고민이 깊어져가고 있단 점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국내 14개 증권사가 운용하는 DC형 퇴직연금 적립금은 14조6315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11조2288억원 대비 30.3% 늘어났다.

DC형 퇴직연금 규모는 지난해 1분기 11조원을 넘긴 이래 △2021년 2분기 12조1340억원 △2021년 3분기 12조5765억원 △2021년 4분기 13조7890억원 등으로 성장세를 이어왔다. 올해 1분기에는 사상 처음으로 14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하지만 수익률은 정반대 흐름을 보이고 있다. DC형 퇴직연금 평균 수익률은 같은 기간 10.28%에서 0.69%로 9.59%포인트 급감했다. 지난해 1분기 10%를 넘겼던 DC형 퇴직연금 평균 수익률은 △2021년 2분기 8.75% △2021년 3분기 6.08% △2021년 4분기 3.71% 등으로 지속 감소하다, 올 1분기 1%대 밑으로 추락했다.

◇주식 가격 급락에 수익률도↓
증권가가 디폴트옵션 도입을 요구하면서 내세웠던 고 수익률의 근거는 주식, 상장지수펀드(ETF) 등에 기반한 공격적인 운용 방식이다. 하지만 최근 주식 가격이 급락하면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기 어려워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코스피지수는 지난해 12월 9일 3029.57포인트를 기록했다.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에 따른 유동성 회수 정책과 금리인상 정책이 겹치면서 나타난 주가 약세 현상으로 올 3월 2일 2703.52포인트까지 떨어졌다.

이후 코스피는 추락을 거듭했다. 올해 2분기에 해당하는 6월23일에는 무려 2314.32포인트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증권가의 주장대로 주식에 기반한 높은 퇴직연금 수익률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증권업계는 자산운용 방식에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30일 디폴트옵션 도입에 맞춰 ‘한국투자OCIO-DO알아서인컴펀드(연 4%)’와 ‘한국투자OCIO-DO알아서수익펀드(연 7%)’를 출시했다. 디폴트옵션용 네 가지 펀드 유형 중 밸런스드펀드(Balanced Fund·BF) 유형을 보강함으로써 타깃데이트펀드(TDF), 스테이블밸류펀드(Stable Value Fund·SVF) 등 디폴트옵션으로 제시 가능한 다양한 상품 라인업을 확충한 셈이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국내 단기채권에 주로 투자하면서 배당주나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등의 인컴형 국내주식에 일부 투자하거나 글로벌 주식·채권·대체자산 등 다양한 자산에 분산투자하는 등 상황에 맞춘 포트폴리오 조정이 이뤄지고 있다”며 “10년 만에 얻어낸 디폴트옵션 기회를 살리기 위해 각 증권사 간 투자 조정 및 경쟁은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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