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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톡톡]인도네시아 M&A 역사 새로쓴 우리카드…김정기 사장과 공신 5인방

[스토리톡톡]인도네시아 M&A 역사 새로쓴 우리카드…김정기 사장과 공신 5인방

기사승인 2022. 06. 30.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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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인수승인신청한지 3개월만에 현지당국서 승인
우리카드, 최단시간 M&A 이룬 사례로 업계서도 '주목'
김정기 사장 "직접 뛰어라"주문에 직원들 현지 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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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단 시간 인수합병(M&A) 승인!’

우리카드가 인도네시아에서 그야말로 ‘사고’를 쳤다. 통상 인수 승인을 받기까지 짧아야 6개월, 길면 1년 이상이 소요되는데, 우리카드는 지난 3월30일 최초 인수승인신청서를 제출한 후 3개월도 채 안돼 현지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았다.

현지 당국조차 “이례적인 사례”로 꼽은, 이 같은 성과는 김정기 우리카드 사장의 진두지휘 아래 5명의 우리카드 직원이 일궈냈다고 한다. ‘영업통’인 김정기 사장은 은행에서 카드로 넘어오면서 해외 쪽에 주목했다. 국내서 수수료 수익과 점유율 경쟁만 하지 말고 멀리 나가 제대로 된 수익 장사를 하자는 것이었다. 암중모색의 시간을 거쳐 김 사장은 취임 2년 만에 실질적인 열매를 맺기 시작했다. 바로 인도네시아 현지 금융사 M&A 성공이다. 우리카드는 2013년 은행에서 분사, 설립 9년 만에 처음으로 해외 M&A를 이뤄냈다.

최단시간 승인을 받게 된 배경에는 김 사장의 추진력과 그의 특명을 받은 숨은 공신들이 있었다. 김 사장은 취임 당시부터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두고 인도네시아에 전략기획팀 직원 1명을 파견보냈다. 당시만 해도 우리카드에는 글로벌 사업을 담당하는 부서조차 없었다. 2019년부터 유력한 인수대상회사를 점 찍고 실사작업을 벌였으나 코로나가 터지면서 모든 게 ‘올스톱’됐다. 하지만 김 사장은 ‘오히려 지금이 기회’라며 인도네시아 시장 동향을 직접 파악해보자고 주문, 사내에서 지역 전문가를 물색하기 시작했다. 최종적으로 김도연 전략기획부 차장이 선정됐고, 김 차장은 2020년말 홀로 인도네시아에 발을 들였다.

김 차장은 인도네시아 시장 동향을 김 사장에게 실시간으로 보고하며 진출 시기를 엿봤다. 이후 코로나 여파가 충분히 반영됐다고 판단한 올 1월, 2차 실사를 거친 후 2월에는 바타비야 프로스페린도 파이낸스 tbk(이하 바타비야)에 우리카드의 중고차 할부사업 전문가를 파견해 선제적으로 ‘인수 후 경영전략’까지 마쳤다. 김 사장은 올 초 글로벌사업부를 신설하며 내부적으로도 업무 준비에 나섰다. 5월에는 재무 담당자와 리스크관리 전문가를 파견, 총 5명이 현지에서 인수 승인 작업을 마무리했다.

승인이 되기까지 우여곡절도 많았다. 7월 인수 승인을 담당하는 인도네시아 금융당국의 이사회 멤버 교체 소식을 접하면서다. 지난 2년간 현지 당국과의 꾸준한 교류로 네트워크를 쌓아오면서 승인 가능성을 높였는데 하루 아침에 물거품이 될 위기에 놓였다. 이 소식을 들은 김 사장은 “내가 직접 당국 관계자를 만나 인수를 성사시키겠다”고 말한 후 바로 인도네시아로 직행했다.

이에 현지 직원들은 모든 네트워크를 동원해 인도네시아 금융당국 담당자와의 사전 미팅을 성사시켰다. 이후 김 사장이 직접 우리카드의 인수 의지를 강하게 피력하며 현지 당국과의 인터뷰를 마친 끝에 최단 시간 승인받는데 성공했다. 직원들은 물론 CEO까지 직접 발로 뛴 결과, 우리카드는 8월 중 현지에서 영업을 시작하게 된다.

우리카드가 지분 85%를 인수한 바타비야는 1994년 설립된 인도네시아의 중견 금융사다. 총자산은 9200만달러로 한화 1200억원 수준. 임직원은 1000명이 넘어 인도네시아 전역에 72개 영업망을 두고 있다. 특히 인도네시아 정부가 올 초 수도를 자카르타에서 보르네오섬으로 이전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는데 오는 8월부터 수도 이전을 위한 공사가 착수될 것으로 전해졌다. 바타비야는 중장비 리스사업과 중고차 할부금융 사업을 주로 하는 곳으로 인도네시아의 수도 이전과 관련해 영업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이번 우리카드의 독자적인 해외 금융사 M&A로 사내 분위기도 변하는 모습이다. 그동안 M&A 물색만 했지, 직접 발로 뛰며 현실화하지 못했는데 우리카드가 단독으로 이뤄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는 것이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내부에서도 우리카드의 성장을 경험하면서 직원들의 사기가 진작됐다”며 “앞으로도 새로운 수익원과 영업력 강화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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