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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 잃은 분석보고서]上 하락장인데 오히려 늘어난 매수 리포트…“리포트 대신 유튜브 본다”

[신뢰 잃은 분석보고서]上 하락장인데 오히려 늘어난 매수 리포트…“리포트 대신 유튜브 본다”

기사승인 2022. 07. 05.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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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국내 증권사 '매수' 비율 93%
2019년 말 90.4%에서 매년 증가세
"리포트 믿기 어려워 단순 참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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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리포트는 그저 참고용일 뿐이다” “유료도 아니니 그냥 좋게 좋게 쓰는 거다. 90%의 리포트가 매수 의견이라니”…

증권사 리포트를 ‘얼마나 믿을 수 있는지’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다. 최근 2년 간 급증한 개인투자자들은 증권사 리포트를 미심쩍은 시선으로 바라본다. 기업이나 산업 전반에 대한 전문가들의 정보를 얻을 수 있지만 동시에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매수’ 일색의 리포트 때문이다.

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31개 증권사의 종목 분석 리포트의 매수 의견 비율은 93.3%에 달했다. 이에 비해 외국계 증권사를 포함할 경우 올 1분기 매수 리포트 비율은 82.5%로 낮아진다.

국내 증권사의 매수 의견 리포트 비율은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2020년 말 90.4%, 2019년 말 88.0%에서 지난해 연말 91.9%로 매수 비중이 커졌다. 올해 1분기는 93%를 넘기며 매수 의견을 낸 리포트가 더욱 많아졌다.

중립 의견 비율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 2019년 말 국내 증권사의 중립 리포트 비율은 전체의 11.9%였지만 2020년 말 9.5%, 2021년 말 8.0%로 줄더니 올해 1분기 6.6%까지 낮아졌다. 매도 의견의 비율은 0.1%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국내 증권사 중 올해 1분기 리딩투자증권, 부국증권, 한양증권은 모든 보고서에서 매수 의견을 제시했다. 이어 교보증권(98.8%)이 매수 의견을 주로 냈고, 키움증권(97.8%), DS투자증권(97.7%), 케이프투자증권(97.5%), 하이투자증권(97.3%), 유진투자증권(96.9%), 카카오페이증권(96.8%), 신한금융투자(96.7%), DB금융투자(95.6%), 하나증권(95.6%), 한화투자증권(95.1%) 등도 매수 의견을 낸 리포트의 비중이 95%를 넘겼다.

문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증시가 조정을 받아왔단 점이다. 코스피지수는 지난해 7월 6일 종가 기준 고점인 3300선을 돌파한 뒤 우하향 곡선을 그려왔다. 올해 들어선 2300선을 밑돌기도 했다. 미국 중앙은행의 유동성 회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으로 인해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다. 올해 1분기에만 코스피 지수는 7% 넘게 하락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매수 리포트 비중은 오히려 지난해 연말보다 늘어났다.

물론 외국계 투자은행(IB)이 매도 의견을 낸다고 해서 신뢰를 담보하진 않는다. 지난해 10월 모간스탠리, CLSA 등 외국계 IB들이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비중축소로 제시하고 메모리 반도체 업체의 실적 악화를 전망했지만 보기 좋게 빗나가기도 했다.

그러나 투자의견이 대부분 매수 의견을 보이고 있는 점은 개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개인투자자 A씨는 “개인이 IR에 문의하거나 기업을 방문해도 제대로 된 답변을 얻기 어렵다”며 “투자에 필요한 정보는 리포트를 참고하는데 대부분 매수 의견이라 믿어도 되는지 가끔 의문이 생기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개인투자자 B씨는 “증권사 리포트를 주로 참고했다면 이젠 유튜브나 다른 곳을 통해서도 정보를 얻고 있다”며 “리포트는 ‘이런 내용도 있구나’ 하는 참고용으로만 활용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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