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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찾은 푸틴, 바이든 보란 듯 ‘반미 전선’ 과시

이란 찾은 푸틴, 바이든 보란 듯 ‘반미 전선’ 과시

기사승인 2022. 07. 20.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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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TOPIX Iran Russia Turkey <YONHAP NO-2055> (AP)
19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왼쪽부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3자회담 전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AP 연합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대러 제재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에 대항하기 위한 '반미 전선' 강화에 나섰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 튀르키예(터키)·이란 정상과 3자 회담을 갖고 시리아 문제 및 우크라이나산 곡물 운송 문제 등을 논의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첫 중동 순방 이후 이뤄진 이번 방문은 '반미 전선'을 과시하려는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AP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푸틴 대통령이 외국을 방문하는 것은 지난달 중앙아시아 정상회의에 이어 두 번째며, 구소련 외 국가를 방문하는 것은 처음이다.

푸틴 대통령은 우선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과 회담하며 양국의 우호관계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 푸틴 대통령은 "양국의 관계는 순조로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면서 "양국은 국제 안보에 대한 협력을 강화하고 시리아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에도 양국 간 무역액이 기록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굳건한 관계를 과시했다.

이란 정부는 양국 정상이 에너지, 무역, 교통, 지역 현안 등에 관한 의견을 나눴다고 밝혔다. 양국의 국영 에너지기업 국영석유회사(NIOC)와 가스프롬은 이날 400억달러(약 52조3000억원) 규모 천연가스 개발·투자 관련 협약에 서명했다. 협약에는 이란에서 계획 중인 가스전 개발 및 원유 개발지원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푸틴 대통령은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를 예방했다. 하메네이는 "만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군대를 보내지 않았다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공격을 받았을 것"이라면서 이란과 러시아는 서방의 속임수를 늘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푸틴 대통령의 통치로 러시아가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었다"면서 "세계 각국은 무역에 있어서 미국 달러 사용을 줄여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러시아·튀르키예·이란 정상간 3자 회담에서는 10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시리아 내전이 주요 의제가 됐다. 시리아 내전에서 러시아와 이란은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이끄는 정부군을 지원하는 한편, 튀르키예는 반군을 지원하고 있다.

이들은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에 대화를 촉구하고 새 헌법 제정을 위해 협력하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푸틴 대통령은 3자 회담 이후 "시리아 사태의 정상화를 위해 협력과 노력을 이어가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라이시 대통령은 "시리아의 운명은 외국의 개입 없이 시리아 국민에 의해 결정돼야 한다"면서 "미군의 불법적인 주둔이 시리아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푸틴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별도의 회담에서 우크라이나 곡물 운송 재개 문제도 논의했다. 푸틴 대통령은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중재에 대한 감사를 표하고 자국 곡물 수출 제한이 해제되면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을 돕겠다고 밝혔다. 이날 양국의 회담에 대해 크렘린궁은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지만, 튀르키예의 중재로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날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측은 푸틴 대통령의 이란 방문에 대해 "고립이 깊어지고 있다는 증거"라며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어 이란에 도움을 구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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