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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대리가 팀장을?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의 인사 혁신 ‘묘수’

[취재후일담]대리가 팀장을?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의 인사 혁신 ‘묘수’

기사승인 2022. 07. 21.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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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서영 금융증권부 기자
신한카드가 최근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통해 새로운 인사 혁신제도를 꺼냈습니다. 부서나 소속에 상관없이 유동적으로 구성되는 애자일(Agile) 조직에서 팀장을 사내 공모하도록해 사원이나 대리급도 팀장이 될 수 있게 한 겁니다. 직급은 물론 나이도 관계없이 전문성과 리더십만 있다면 누구나 팀장이 될 수 있다는 게 이 제도의 취지입니다.

막상 들으면 '어떤 사원급이 도전을 하겠냐'고 생각하겠지만 신한카드에선 가능한 일일 겁니다. 신한카드는 임영진 사장 취임 이후부터 서로간 호칭을 '님'으로 통일하며 수평적 조직문화를 만들어왔습니다. 모두 '님'으로 불린 덕분에 서로 누가 대리급인지, 과장급인지 잘 구분할 수 없게 됐다는데요. 직급 구분이 어려워지면서 오히려 눈치보지 않고 편하게 자신의 의견을 말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번에 만들어진 인사 제도 또한 임 사장이 적극 추진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특히 이번 인사 제도엔 임 사장의 두 가지 '묘수'가 숨어있습니다. 하나는 MZ세대(1980년~2000년대 초 출생) 를 겨냥해 '자기 주도적' 업무를 할 수 있게 한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디지털 시대에 맞는 새로운 리더를 통해 팀장급들이 긴장감을 갖도록 한 것입니다.

임 사장은 신한카드의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면서 '우리의 라이벌은 빅테크'라고 선언했습니다. 이번 인사 제도 또한 빅테크에 대항하기 위해선 젊은 사고를 겸비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출발한 것입니다. 토스와 같은 빅테크사들의 MZ세대 비율은 100%에 가까운데 비해, 신한카드의 MZ세대 비율은 현재 30~40% 수준입니다. '예스맨'으로 통하던 기성세대와 달리 MZ세대는 자기주도적이고 주장이 확실하며 현실적이라는 평입니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기존 세대보다는 MZ세대가 회사를 이끌어갈 수 있도록 경쟁력을 키워보겠다는 것입니다. MZ세대를 더 이상 아이디어만 내는 말단 직원으로서 둘 것이 아니라, 팀을 주도적으로 이끌면서 차기 리더로서 양성하겠다는 복안인 거죠.

물론 이 이면에는 기성 세대인 팀장급들에 대한 경고(?)도 숨어있습니다. 타성에 젖은 팀장들에게 긴장감을 줘서 더욱 주도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취지입니다. 젊고 혁신적인 리더를 따라가다보면 조직의 변화는 물론 회사 전체의 변화까지 이룰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함께입니다.

이제 시작한 제도임에도 긍정적인 변화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팀장급들 사이에선 이번 제도를 누고 '이미 늦은 제도가 아니냐'는 반응이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임 사장의 1석2조 묘수가 어떤 혁신으로 이어질지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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