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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잠재력, 상상 이상…중동·아프리카 아우르는 핵심 거점 될 것”

“이집트 잠재력, 상상 이상…중동·아프리카 아우르는 핵심 거점 될 것”

기사승인 2022. 08. 0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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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수출팀, 런던·폴란드 찍고 이집트에서 피날레
1964년 마하 2 전투기 독자 개발 등 방산기술 중동·아프리카 최강
'한국 기술력 + 이집트 잠재력' 최상의 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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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항공우주산업(KAI) 수출혁신센터장 이봉근 상무가 지난 3일 이집트 카이로 '피라미드 에어쇼 2022' 행사장에서 모하메드 압바스 힐미 하쉼 공군 사령관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국방부 공동취재단
"이번 이집트 피라미드 에어쇼는 20일 넘는 강행군의 피날레였습니다."

영국에서 시작해 폴란드를 거쳐 이집트까지 경공격기 FA-50 수출 마케팅을 이어온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수출혁신센터장 이봉근 상무의 이번 일정에 대한 소회다.

이 상무는 "방위사업청과 공군, KAI 등 방산업체로 구성된 한국 수출팀은 영국과 폴란드에서 역대 최대의 성과를 거뒀다"는 말로 이번 수출 마케팅 일정에 대한 설명을 시작했다.

이 상무에 따르면 분위기는 영국 판버러 에어쇼에서부터 달아올랐다. 한국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화려한 공중기동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은 직후 한국에서 낭보가 날라왔다. 'KF-21 보라매 전투기의 최초비행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한국 전시관에는 축하 메시지가 쏟아져 들어왔다. 안현호 KAI 사장이 공식 발표한 'FA-50 경공격기 1000대 수출 계획'도 덩달아 각국 언론의 조명을 받았다.

판버러의 감흥을 안고 도착한 폴란드에서도 메가톤급 뉴스가 터졌다. 폴란드는 한국산 FA-50 48대를 비롯해 K2 전차와 K9 자주포를 대량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공군 블랙이글스팀은 사상 최대규모의 방산 수출을 자축하듯 현란한 기동을 선보여 폴란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민·관·군 수출팀은 숨돌릴 틈도 없이 이집트 카이로를 향해 날아갔다. 영국과 폴란드에서의 성과가 컸기에 수출팀이 이집트에서 거둔 성과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3주가 넘는 수출 일정의 말미를 장식하기에 충분했다. 중장기적으로 이집트와 다양한 분야에서 제휴할 굳건한 바탕을 마련했기 때문이라는 게 이 상무의 설명이다.

한국 수출팀과 공군 조종사들이 강행군으로 인한 피로를 딛고 이집트와 협력에 전력을 투구한 이유는 그만큼 이집트의 잠재력이 크기 때문이었다. 우선 물량이 크다. 아프리카 대륙과 중동을 통틀어 최대 군사강국으로 손꼽히는 이집트는 훈련기와 전투기를 교체할 계획이다. FA-50 수출과 물량 확대는 물론 KF-21 수출까지 가능하다는 얘기다.

이집트의 산업 잠재력도 상상 이상으로 크다. 1인당 국민소득이 4000 달러를 약간 상회하는 수준이어서 산업경쟁력도 낮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 이집트는 이미 1964년에 음속 2배 이상 초음속 제트 전투기 시제기를 3대 제작했던 저력을 갖고 있다. 미국 다음으로 보유량이 많다는 이집트 육군의 최신형 M1A1 전차 1360량의 대부분은 국내에서 면허생산된 제품이다.

한국과 이집트 양국이 방산협력을 위해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눈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었다. 상호 협력을 통해 이집트의 방산부문을 비롯한 산업경쟁력을 전반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에 양국의 인식이 같았다.

두 나라는 올해 초 성사된 K9 자주포 수출 계약 이전부터 FA-50 수출과 현지 공동생산 방안을 협의해왔다.

양국 간 협력은 '현지화' 위주로 진행될 전망이다. 한국이 기술을 제공한 현지 공장에서 생산해 이집트군의 수요를 충족하고 제3국 수출까지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양국은 생산시설 뿐 아니라 정비 등 후속군수지원(MRO)을 위한 협력 방안도 모색 중이다.

이 상무는 "이집트는 아프리카 대륙과 중동 이슬람권에서 최고의 방산 능력을 갖춘 국가"라며 "공동 생산과 정비 계약이 이뤄지면 카이로는 아프리카와 중동 시장 전체를 아우르는 주요 핵심 거점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진욱 주이집트 대사는 "방산 협력은 국민들의 안전과 생명에 직결되는 무기체계를 다룬다는 점에서 양국간 최고의 신뢰가 있어야만 가능한 협력 분야"라며 "이번 피라미드 에어쇼는 한·이집트 관계가 최고 수준에 올랐음을 방증하는 사례"라고 말했다.

유성환 서울대 아시아언어문명학부 교수는 "고대 문명은 물론 기하학의 발상지인 이집트는 기록상으로 세계 최초의 대규모 전쟁인 메기도 전투(기원전 1457년)부터 군사적 혁신을 주도해왔다"며 "1973년 4차 중동전 초기 이집트군의 수에즈 도하작전은 역사상 최고의 도하작전으로 평가받는다"고 소개했다.

유 교수에 따르면 24세의 젊은 파라오 투트모세 3세가 지휘하는 이집트 군대는 복합궁의 도입과 말이 끄는 전차의 부품 규격화, 적의 의표를 찌르는 사막 급속행군과 아루나 계곡을 야간에 넘는 기습을 통해 시리아-팔레스타인 도시국가 연합군을 물리치며 중근동의 패권을 장악했다.

유 교수는 "오늘날에도 인구나 자원 측면에서 발전 가능성이 높은 이집트와 교류 협력 확대가 필요하다"며 "한국의 기술력과 이집트의 잠재력의 결합은 최상의 조합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KAI 수출혁신센터 조우래 상무는 "3주간 넘는 장기간 출장을 통해 영국에서 실력을 보여주며 꿈을 제시하고, 폴란드에서는 초대형 계약을 따냈으며 이집트에서는 아프리카 대륙과 중동 시장에 보다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통로를 개척했다"며 "수출을 적극 지원해준 정부와 현지 대사관, 가는 곳마다 절정의 기량을 뽐내며 각국 언론의 격찬을 받은 공군 블랙이글스 조종사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한국 수출팀은 잠시 귀국해 숨을 고른 뒤, 다음주초 필리핀에서 수출 마케팅을 재개한다. 공군 블랙이글스도 사우디아라비아와 오만, 인도, 태국, 베트남을 거쳐 필리핀에서 수출팀과 합류해 마닐라 상공을 수놓으며 유럽과 아프리카, 아시아 3개 대륙 비행 일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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