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용 국립중앙박물관장이 11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말하고 있다./제공=국립중앙박물관
'이건희 컬렉션'이 이르면 2025년부터 해외에서도 전시된다.
윤성용 국립중앙박물관장은 11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연내에 각 기증품을 유물 관리 전산 시스템에 입력하는 '등록' 절차를 마칠 예정이며 2025년부터는 국외 전시를 추진하기 위해 몇 곳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이건희 회장의 기증품 가운데 93%에 해당하는 2만1613점을 관리하고 있다. 기증 1주년을 맞아 진행 중인 기념전 '어느 수집가의 초대'에는 지금까지 약 18만7000여 명이 다녀갔다. 이달 말 서울 전시가 끝난 뒤에는 광주, 대구, 청주에서 순회 전시가 예정돼 있다.
윤 관장은 "기증품을 어떻게 하면 하루빨리 국민에게 공개할지가 관건"이라며 "특별전뿐 아니라 13개 소속 국립박물관에서도 이건희 기증품을 상설전시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제주 돌을 기반으로 한 기증품 50여 점은 연내 제주박물관으로 보낼 계획이다"고 말했다.
박물관 측은 현재 외국 박물관과 기증품 전시를 협의하고 있다. 윤상덕 전시과장은 "미국 시카고박물관은 2026년 초 정도에 대규모로 전시를 하고자 준비 중"이라며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은 2025년 한국실에서 시카고보다는 작은 규모로 전시를 꾸미려 한다"고 설명했다.
윤 관장은 올 하반기 주요 업무 계획도 발표했다. 박물관은 우선 고려청자 전시 공간을 한국 문화의 아름다움을 대표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하기 위한 개편 작업을 마무리한다.
윤 관장은 "박물관이 소장한 도자기 유물 10여 만점 가운데 우리 문화를 대표하는 수준 높은 청자 유물이 많다"며 "지난해 공개한 '사유의 방'에 버금가는 중요 명소로 만들 계획"이라고 전했다.
박물관 내 상설전시관 6곳 가운데 관람객 만족도가 가장 낮다는 평가를 받았던 기증관도 개편한다. 또한 우리 문화뿐 아니라 세계 다양한 문화를 알리는 데도 앞장선다.
윤 관장은 "하반기에는 16∼20세기까지 합스부르크 왕가가 수집한 회화, 공예품 등을 조명하는 특별전을 연다"면서 "1892년 고종이 오스트리아 황제에 선물한 투구, 갑옷도 포함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