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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오산 로드’서 대마 냄새가…‘대마 합법화’ 태국 골머리

‘카오산 로드’서 대마 냄새가…‘대마 합법화’ 태국 골머리

기사승인 2022. 08. 15.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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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AILAND-CANNABIS/TOURISM <YONHAP NO-1170> (REUTERS)
방콕 카오산 로드의 한 대마 카페의 모습./제공=로이터·연합
여름 휴가를 위해 태국 방콕을 찾은 김지민씨는 지난 주말 '여행자 거리'로 유명한 카오산 로드에 들렀다가 깜짝 놀랐다. 김씨는 15일 아시아투데이에 "저녁에 카오산 로드에 놀러나갔다가 미국에서나 경험했던 대마 냄새를 맡아 깜짝 놀랐다"며 "대마 재배를 합법화했다는 소식은 접했지만 이럴 줄은 몰랐다. 여행객들을 물색하며 대마를 파는 사람도 있었다"고 전했다.

2018년 의료용 대마 재배·사용 합법화에 이어 지난 6월 자국 내 가정에서도 대마를 재배하는 것을 합법화한 태국에서 여전히 대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카오산 로드 등 각지에서 오락 목적으로 이뤄지는 판매와 공공장소에서의 대마 흡연이 사회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이 문제를 공개적으로 지적한 사람은 찻찻 싯티판 방콕 시장이다.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그는 지난 13일 페이스북 라이브방송에서 "조깅을 하다 카오산 로드를 지나갈 때 대마초 냄새를 맡았다"고 말했다. 이후 텅로 지역을 조사한 그는 노점상 6곳이 대마초를 판매하는 것을 발견했고, 카오산 로드에서는 대마초를 판매하는 26개의 상점·노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대마초에 노출될 수 있는 가능성으로부터 젊은이들을 어떻게 돌볼 수 있을 것인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태국 당국은 지난해 12월 대마를 마약법상 불법 약물에서 제외했고, 올해 1월에는 대마를 규제 마약리스트에서 제외했다. 다만 대마 제품이 향정신성 화학물질인 테트라히드로칸나비놀(THC)을 0.2% 넘게 함유할 경우 불법 마약류로 분류한다는 조건을 붙였다. 가정 내 대마 재배도 합법화됐지만 판매와 흡연이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대마 합법화를 강력하게 추진한 아누틴 찬위라꾼 태국 보건장관도 "대마초를 판매하려면 허가가 필요하다. 흡연 허가를 내주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확인했다. 그는 관련 문제를 제기한 싯티판 시장에게 감사를 표하며 "대마(재배) 합법화를 오해하고 대마초를 자유롭게 피는 사람들은 체포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태국 경찰도 "허가 없이 노점에서 대마초와 대마초 관련 제품을 판매하는 것은 불법이며, 이를 위반할 경우 형사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오산 로드 관할 지역 경찰은 2교대로 카오산 로드를 정기적으로 순찰해 대마초를 피우는 사람들도 단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방콕·카오산로드 상인협회도 대마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야다 폰페트람파 상인협회 회장은 "대마초의 비범죄화는 관광산업에 득보다 실이 더 많다"며 "카오산 로드에서 대마초를 피운 후 관광객들이 병에 걸렸단 이야기가 인터넷에서 공유되고 있다. 대마초 연기가 자녀가 유해물질에 노출되는 것을 걱정하는 부모 등 가족으로 오는 관광객들을 몰아낸다"고 지적했다.

태국에서는 오락 목적이나 공공장소에서 대마초를 피우는 행위는 여전히 규제하고 있다. 한국인이 태국에서 대마 흡연이나 대마가 들어간 음식을 섭취하는 행위가 현지에선 문제가 되지 않더라도 한국법으론 위법이다. 형법 제3조에 따라 한국 국민이 대마를 섭취한 후 국내에서 성분이 검출되면 국내법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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