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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사무총장 “에티오피아 티그레이 600명 21개월간 봉쇄, 우크라보다 더 잔혹”

WHO 사무총장 “에티오피아 티그레이 600명 21개월간 봉쇄, 우크라보다 더 잔혹”

기사승인 2022. 08. 18.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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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사무총장, 에티오피아 정부-티그레이군 분쟁 언급
"티그레이 600만명 21개월간 봉쇄, 우크라보다 심각"
"선진국 정상 무관심, 피부색 때문"
에티오피아 정부 "사무총장, 티그레이정부 외무·보건장관 지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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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난민들이 6월 9일(현지시간) 에티오피아 티그레이 지역으로 들어가는 아파르 지역의 에레브티 마을의 임시 캠프 나무 아래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사진=AFP=연합뉴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17일(현지시간) 에티오피아 티그레이 지역 주민 600만명이 처한 비극이 러시아의 침공을 받고 있는 우크라이나보다 더 심각하다며 국제사회의 관심을 촉구했다.

테워드로스 총장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한 언론 브리핑에서 티그레이 600만 주민이 지난 21개월 동만 포위돼 세계와 단절돼 있다며 이곳의 재앙이 핵전쟁 위험이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테워드로스 총장은 티그레이인들이 의료·통신에 접근할 수 없고, 그 지역을 떠나는 것도 금지됐다고 밝혔다.

그는 "세계 어디에서도 600만명 국민을 21개월 이상 처벌하는 정부가 있는 이 수준의 잔혹함을 볼 수 없을 것"이라며 "우리가 묻는 유일한 질문은 '세계가 제정신으로 인류애를 유지할 수 있는가'"라고 말했다.

티그레이 출신인 테워드로스 총장은 "지난 수개월 동안 선진국 어느 정상이 티그레이 상황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을 들어본 적이 없다"며 "왜일까"라고 반문한 뒤 "아마도 그 이유는 티그레이인들의 피부색 때문일 것"이라고 자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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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난민들이 6월 9일(현지시간) 에티오피아 티그레이 지역으로 들어가는 아파르 지역의 에레브티 마을에서 이동 준비를 하고 있다./사진=AFP=연합뉴스
테워드로스 총장은 지난 3월 16일 브리핑에서도 티그레이 상황이 재앙이라고 강조한 뒤 그 지역이 약 500일 동안 외부 세계로부터 봉쇄됐다며 지난해 중순 이후부터 식량 지원이 이뤄지지 않고 있고, WHO가 평가한 이 지역 의료기관 4분의 3이 파괴됐으며 약 4만명의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에티오피아 내전은 2020년 11월 시작됐으며 2021년 6월 티그레이군이 이 지역을 대부분 탈환한 후 인도적 지원이 거의 이뤄지지 않았고, 국제적십자가 최근 수개월 동안 일부 의약품 선적을 보고하는 등 지원이 시작됐지만 고립된 수백만명의 필요를 충족시키기에는 불충분하다고 AP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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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의 원조 트럭이 6월 9일(현지시간) 에티오피아 티그레이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사진=AFP=연합뉴스
티그레이 지도자들의 핵심 요구는 의료 등 기본 서비스 및 은행 업무 재개이지만 기자들의 취재는 허용되지 않고 있다.

에티오피아 외무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정부 평화위원회가 휴전이라는 결론으로 이어질 평화 제안을 채택했고, 이를 중재 역할을 하는 아프리카연합(AU) 대사와 공유할 것이라며 기본 서비스는 휴전 이후에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고 AP는 보도했다.

이에 대해 티그레이군 대변인은 트윗을 통해 "아비 아흐메드 알리 정권은 전술을 지연시키는 것 외에는 평화적 협상을 원하지 않는다는 점을 아주 분명히 했다"며 이 성명을 일축했다.

아비 총리는 이웃국가 에리트레아와의 국경 전쟁을 끝내고 평화협정을 체결한 공로로 2019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에티오피아 정부는 1월 중순 WHO에 보낸 서한에서 테워드로스 총장이 정치적 이익을 위해 WHO 총장의 직위를 남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테워드로스 총장은 티그레이 인민해방전선(TPLF)이 에티오피아 연정에 참여했을 때 정부의 외무장관과 보건장관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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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지난해 12월 20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AP=연합뉴스
한편 테워드로스 총장은 이날 원숭이두창 발병 사례가 92개국에서 3만5000건을 넘어섰고, 12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주에 원숭이두창 발병 사례 7500건이 새로 보고됐으며 이는 전주보다 20% 증가한 것"이라며 7500건은 대부분 유럽 및 미주에서 보고됐고, 남성과 성접촉을 한 남성이 감염된 경우가 대다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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